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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Jan 02. 2020

시간은 만들어 내는 것

나르샤의 새로고침 프로젝트

  2019년 마지막 주 일주일은 나에게 휴가기간이었다. 12월 20일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것도 나였고, 크리스마스 주 집에서 늘어진 모습으로 있던 것도 나였다.

 2019년 하반기는  목요일 금요일 오전 7시 40분에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탔다.  초등학교에서 수학 보조교사로 12시 30분까지 일을 하고 점심 먹고  이동을 한다.  오후 3시에서 5시까지 수학 수업이 있다. 새벽 6시 수영을 다녔으니 하루를 꽈악 채워서 보내었다. 건강을 위해 수영도 하고 조금씩 스위밍 자세가 잡히는 것 같아서 기분도 좋았다. 이동 시간 중간에 책도 읽으면서 스스로를 멋있게 보고 있었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으니 쪼개어 쓰는 맛도 느껴보았다. 바쁘지만 그 안에서 하고 싶은 일은 시간을 만들어서 사용했다. 낮잠도 딱 15분 알람을 걸어 두고 꿀잠도 잤다. 중간에 산책도 하면서 하루 만보를 만들어 내었으니 말이다. 유튜브도 짬 내어 보려고 했던 것을 본다. 파도를 타고 한두 시간 보낼 수가 없다. 다음 스케줄이 있으니 자의든 타의든 시간에 맞춰야 했다.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퍼즐 맞추듯 이루어내어 스스로의 만족감이 높았다.

  ㅋㅋ 그런데 딱 20일이 마지막 학교 수업이었다.  오후 수업 또한  학생의 연말 여행과 독감으로 휴일이 생겼다. 25일 수요일 1월 1일 수요일이 빨간 날이 되면서 수영도 쉼표였다. 새벽부터 운동으로 시작하지 못한 몸은 점점 목적지 잃은 새 처럼 주변만 빙빙 돌았다. 아이들 학교 가는 시간까지 잠옷을 입고 있었다.  등교 도움을 주다가 세수를 하는 시간도 12시쯤  아침 겸 점심으로 식사를 한다. 전체적으로 행동이 느려진다. 핸드폰을 잡고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을 파도타기 하며 시간을 보낸다. 여유로운 하루가  나에게 주어졌는데 시간관리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주 당연하게 머리로 계획을 짜고 계획을 취소하고를 반복하고 있다. 눈과 손은 핸드폰에, 헤야 할 일은 머릿속에 맴돌다 사라지고 미루기를 반복한다. 불과 15일 만에 이렇게 생활 패턴이 달라질 수가... 글쓰기 100일 목표를 세웠더니 이젠 12시 넘어서 글을 쓰기 시작하고 다음날에도 컨디션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신기한 건 일주일 전에 시간을 잘 사용했던 사람도 나, 시간이 많아서 다음에 다음에,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입에 달고 있고 몸은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나였다.  나는 시간을 좀 잘 쓰고 있는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아주 잠깐 잘 운영했던 것이고  관성처럼 원래 습관대로 쉽게 원위치로 돌아가버린다.

  나는 일단 아침에 일어나면 씻기 먼저 해야겠다. 일찍 씻는 그 순간부터 하루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움직였는데 그렇게 만든 시간을 허투루 사용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긴다. 나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게 된다.

  하루는 24개의 시간 블럭으로  이루어져 있다 잠을 8시간 잔다고 가정하자. 16개의 블럭을 나는 어느 곳에다가 사용하고 있는 걸까? 내가 하고픈 일을 블럭에 새겨 넣고 꾸준한 힘으로 이끌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꿈을 적었으나 그 꿈을 항상 곁에 두지 않았고, 꿈을 그릿의 힘으로 성장시켜 본 적이 없다는 걸 느꼈다. 블럭에 진하게 새겨져야 하는 일이 적히지 않고 희미하게 흘러간 블럭들이  많았던 것이다.. 가정 일 때문에 나의 일을 못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루 3개의 블럭을 가정일에 넣어도 13개가 남는다.
 ㅎㅎㅎ 시간을 만들어 쓰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일 새벽부터 다시 수영 강습이 있다. 큰 아이가 방학 동안 엄마와 함께 운동을 다니기로 했다. 일찍 잠을 재우는 것도 있고,  나의 시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부터 엄마는 8시에 퇴근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씻기, 방청소, 이불, 식사 후 정리까지 8시 전에 마쳤다. 그리고 10시까지 글쓰기로 마음먹고 8시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둘째가 "엄마, 지금부터 퇴근이 아니고 일 하는 것 같아"
"응, 엄마가 엄마로 퇴근하고 귀옥이로 꿈꾸는 일을 하는 시간이야" 아이들이 잠자러 들어간 시간. 난 글을 쓴다. 육아하는 동안 나를 돌보고 키웠던 글쓰기. 내 친구 글쓰기와 함께 조용히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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