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알레르기항원검사 결과
주말 동안 몹시 혼란스러웠다. 왜냐하면 토요일에 혈액검사와 음식항원알레르기검사를 결과를 듣고 왔기 때문이다. 일단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이 약간 올라갔다. 그래도 평균치보다 낮은 편이긴 하다. 다른 수치들은 다 괜찮은데 부신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안 좋아졌다. 거기다 장누수도 더 심해졌다고 한다. 특히나 콜레스테롤 수치는 인생 처음 보는 수치에다 기준치 이상을 훨씬 넘겨버렸다.
콜레스테롤이 높아진 이유는 바로 스트레스라고 한다. 자율신경계 검사와 전반적인 수치를 토대로 말씀해 주신 결과이다. 중간에 잠깐 식단을 제대로 못했지만 나름 꾸준히 해왔는데 식단으로도 이기지 못하는 게 스트레스인가 보다. 스트레스의 위험성을 이렇게 또 몸소 체험해 본다.
요즘 웃어도 웃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내 몸이 이렇게 증명해 버렸다. 검사 결과는 나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동안 점점 좋아지는 수치에 뿌듯했었는데 스트레스는 이기질 못했다.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바로 음식항원검사 결과이다. 이제껏 거의 매일 먹었던 음식들이 나에게는 독이 되는 음식들이었다는 것이다. 최애 견과류인 캐슈너트와 아몬드, 그리고 최애 과일인 사과, 완전 단백질 보충으로 열심히 먹었던 달걀 등이 대표적이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오랫동안 좋아했던 음식들과 건강을 위해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나에게는 독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니 말이다. 그래서 주말 내내 이걸 어떻게 하나씩 정리해야 할지 고민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직 좋아하는 피스타치오, 호두 같은 견과류도 남아있고, 사과 말고 다른 과일은 괜찮고, 달걀 대신 좋아하신 생선류를 먹을 수 있다. 다른 선택지가 더 많다는 거다. 가장 사랑했던 음식들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만 집중해서 잠시 우울할 뻔했는데 조금만 눈을 돌려보니 충분히 훌륭한 대안들이 있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이 과정이 인간관계와 비슷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을 잃어서 고통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에게는 독이 되는 관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조금만 돌아보면 오히려 더 좋은 인간관계를 알아차릴 수도 있다는 거다.
‘역시 진리는 하나다'라는 말이 와닿는 깨달음이었다. 한 뼘 한 뼘 성장해 가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내면의 스트레스를 다스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