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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리윤 Mar 25. 2023

인상적인 사건들을 모아보자

코로나에 걸렸다, 잠깐 쉬어가며 회고해 보는 3달

 며칠 전 코로나에 걸렸다. 공식적으로 내 인생 첫 코로나다. 감기보다 독해서 마음과 다르게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3일 공결을 쓰고 미뤄두었던 잠을 마음껏 자고, 답답할 때는 혼자 밤산책을 했다. 생각을 정리하기에 무작정 걷기만큼 좋은 도구가 있을까?

 놀랍게도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지난 3개월. 매주 메모어에서 회고를 쓰지만, 분기회고는 또 그 나름의 의미가 있기에, 브런치에 남겨보기로 결심했다.


1. 어떤 뉴스

 우연히 본 스타트업 뉴스에서 낯익은 얼굴과 이름을 보았다. 몇 년 전 학교수업에서 조모임으로 만난 분이었는데, 시리즈 A의 스타트업 공동대표로 취임했더라.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도달해 있구나. 나는 막연하게 먼 미래에 그린 목표를 누군가는 벌써 현실로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저분은 '그간 얼마나 밀도 있는 시간을 보냈을까?' 자극도 되고 '나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생겼다.

 나도 내가 이기고 싶은 게임의 판을 짜고, 강렬하게 몰입해서 탁월하게 문제를 풀어내보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의 깨달음은, 만나는 인상적인 사람들과 한마디라도 더 해보자는 것. 그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야지.


2. 어떤 퇴사들

 예전에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CMO님이 본인의 역할은 '마케터들이 잘 팔고, 많이 팔고, 돈을 많이 남기고, 정확하게 팔고, 편하게 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마케팅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같은 의미에서 누구나 CMO가 될 수 있다. 제품, 서비스, 핵심가치, 고객에 대해 이해한다는 전제하에. 마케팅의 퍼포먼스보다는 비즈니스 임팩트를 생각해야 한다
토닥토닥 수고했어

 주변인들의 퇴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직 좋은 실무자(IC)가 되기에도 남은 길이 멀지만, 언젠가는 좋은 매니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사람들이 떠나고 싶지 않은 조직을 만들고 싶다. 지속가능한 HR의 핵심은, 구성원들의 직장에서의 만족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성장 욕구가 강한 친구들에게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고 싶다.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  친구랑 일하면 재미있지! 그런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 그리고, 동시에 어려운  있으면 어떤 망설임 없이 가장 먼저 이야기 건네볼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당면한  문제를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들어주고, 해결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있는 사람.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다. 세상에 어렵고 중요한 문제는 잘난  혼자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풀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믿음직스러운 팀원이자 조력자가 되고 싶다. willing to help you. 기꺼이 서로의 성장을 기쁘게 돕고, 재밌게 일하자.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의 장점을 발견하는데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생각해 보면 나의 최대 칭찬은 '재밌네요!' '수고했어요!'였는데. 이건 생각해 보니 칭찬이 아니었다. 내 성격상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더라도, 의식적으로 더 많은 칭찬과 더 많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겠다. 상냥한 사람이 되자. 사려 깊은 배려와 공감은 누구나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을 믿는다.


3. 첫 결제

I hope this will be my next cashcow

 사이드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이제 거의 3달이 지났다. 초반의 의욕만큼, 성과를 보는 데까지 리드타임이 길었다. 기획, 간편 결제/CRM/분석툴 연동하고, 최종 QA.. 준비를 거쳐 자사몰을 최종 오픈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광고를 통한 결제 건이 이루어졌다. 이커머스 마케팅이 무슨 매력이 있는지 알 것 같다. ROAS는 처참하지만, 이제 점점 높여가보면 되겠지. zero to one은 항상 재밌써.


4. A/B테스트 스터디

후킹이 통한 스터디 모집글 - 절찬리 마감 -

 참여하고 있는 스터디는 많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반추해 봤을 때, 어떤 목표나 기간 없이 진행되는 스터디는 끝이 흐지부지했고 아쉬웠다. 그래서 같은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욕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목표지향적인 스터디를 돌려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터디장을 맡아보니, 알 수 없는 책임감이 생겨났다. 스터디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맞는 답을 해주고 싶다는 어떤 의무감. 회사에서의 스터디는 나보다 잘 아는 분들이 모니터 건너에 여럿 계시니 안도감이 있어서 좋았다면, 우당탕탕 부트캠프 친구들과 하는 스터디는 함께 알아가는 재미 - 모르는 걸 쉽게 질문하고, 공부해서 서로 알려주고 - 그런 점이 색다르다. 통계에 대한 공부는 알면 알수록 쓸모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나는 함께하는 스터디원들에게도 이 스터디가 꼭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 벌이기는 좋아하지만 끈기가 부족하고 매듭짓기에 약한 나에게 스터디는 훌륭한 도구다. 우리는 이것의 끝을 보기 위해 모였기 때문! 


5. 나의 재발견

...;

 나의 러닝커브는 평범한 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ML을 공부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부분인데, 계속 들여다봐도 머릿속에 쉽게 남아 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나는 공부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 삶과 일에서 on/off 스위치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된 공부에 남들보다 좀 더 시간을 투자해 봤고, 그래서 보이는 러닝커브가 빨라 보였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착각을 한 게 아닐까? 겸손해져야겠다


어떤 성공도 최종적이지 않고, 어떤 실패도 치명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속하고자 하는 용기이다.

 빠른 주기로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챌린지 해볼 만한 것들이 넘쳐나는 이 분야는 내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매력적이다. 호기심이 샘솟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으니까. 끝까지 해보자!!! 이것은 어떤 선언이다.


6. 슈쥬클럽

super junior club open

 전에 예고했던 클럽을 드디어 진행해가고 있다. 잼이가 열심히 owner로 고군분투해주고 있는데, 대견하고 멋있다. 세상에는 멋진 주니어들이 참 많다. 그리고 나는 그 가능성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가장 즐거운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지만, 내 한계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요즘 그 고통의 빈도와 강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ㅋㅋ..;;


 나 지금 삽질하고 있니???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나를 아는 주위의 사람들이 내가 아는 나보다 나를 더 좋게 평가해 줄 때, 잘하고 있다고 지지와 응원을 해줄 때, 항상 감사하다. 인생의 큰 모험을 할 때, 그 결심을 한 오늘이 가장 적은 기회비용을 들여 움직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 왜냐면 오늘 나는 가장 젊고, 가진 것이 적기에 - 그래서,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라고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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