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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리윤 Jul 08. 2023

팜프라에서의 5일

즐기는 중

내가 고삼이었을 때, 나의 꿈은 농부와 건축가였다. 건축학과는 2년 다녀보고 내 길이 아님을 깨닫고 빠르게 포기했지만, 팜프라 커뮤니티의 사람들은 이 2가지를 해내고 있었다. 먹고 사는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삶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나?! 반해버렷다


직접 지으신 코부기집

잠시, 잊고 있었던  오래된 꿈을 마주한 기분이다.

초록초록
이 조그만 고양이가 엄마 고양이라네오





이 포스팅은, 노마드맵에서 진행한 off the city를 다녀온 후기이자, 사진일기입니닷




1. 마무리할 것들

서울을 떠날 때 나는 해결하고 싶은 과제들 몇 개를 정했다. 혼자만의 시간은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갖을 수 있으나, 모르던 공간에 뚝 떨어지면 - 특히나 그 곳이 번잡하지 않은 시골이라면 - 뭔가 뾰족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을지 싶었나보다.



2. 왜 여행일까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우리는 여행에서 '뜻밖의' 어떤 것을 원한다고 하더라.


인간은 언제나 자기 능력보다 더 높이 희망하고, 희망했던 것보다 못한 성취에도 어느정도는 만족하며(!) 그 어떤 결과에도 결국 뭔가를 배운다. 어쨋든 우리는 살아남지 않았나? 남 보기엔 보잘것 없을지언정 평생을 들여 이룬 작은 성취가 있어서 인생과 여행은 신비롭다. 우리가 설령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어도, 우리는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이번 여행에서 일상 속 탈출! 새로운 경험! 이런 것보다도, 돌파구를 만나보고 싶었다. 



3. 'work'를 곁들인

워케이션이라는 말은 사람들마다 의미가 다른 것 같지만, 나에게 워케이션이란 일상의 연장선상에서의 여행이다. 낯선 곳에 와서 '굳이' 그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애써 할 필요 없지만. ‘다만' 내가 현실 문제에서 off하고자한다면 언제든지 해도 괜찮은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니까.



4. 새로운 만남들

한편으로는 함께하는 다른 7명의 노마드가 궁금하기도 했고. 내외하는 i로서,,  느슨한 동행은 정말 적당했다 :) 너무 다른 일들을 하는 사람들과 다양성있는 얘기! 재미져



5. 하루의 시작과 끝

팜프라에서의 아침은 퀼리티가 높았다. 매 아침마다 내가 원하는 자리를 자유롭게 정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몰입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미라클모닝이니~ 많은 사람들이 아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반해 나는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는데,, 좋은 모닝 루틴이 하루의 품질(?)을 좌우하는 걸 몸소 느꼈고.


밤도 좋았다. 숙소에 돌아와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하루의 생각을 정리하고 회고하기. 사실 많은 시간은 대니님과 수다를 떨었다 ㅎ



6. 어떤 말들

6.1. 두모마을은 어촌과 농촌이 같이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2가지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는 공간


6.2. 잘하고자하는 마음이,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팜프라 워크샵 참여자 분들이 쓰신 글 중

매우동감


6.3. 내 삶에 대한 스스로 고민하지 않은 대가

요즘들어 너무(?) 고민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상념에 잠기곤 하는데, 또 반대의 입장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무엇이 되었건 그 어떤 선택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지만 진지한 고민 끝의 선택이 후회가 더 적을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6.4. 처음부터 잘하면, 오래 할 이유가 없죠

이아님 따라서 아침 요가를 했다가,, 콧물과 진땀을 쏙 뺴고 왔다. 이것 참 쉽지 않네 ; 버둥버둥거리는 나에게, 요가 강사님이 해주셨던 말.. 그치만 이건 너무 못하는 거 아닌가요?



7. 새로운 다짐들(new)

7.1. 나에게 맞는 공간을 만들 것

코부기집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나도 나의 집을 짓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적당한 자본을 마련한 후에는 내가 직접 도면을 쳐보고 싶다. 리니가 설계 검토를 맡아주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근미래로 앞당겨보겠음! 열심히 벌어보자고.



7.2. 시선이 닿는 곳이 되도록이면 아름다운 곳으로

집만큼 중요한 건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다. 10년차 자취러로서,, 연희동에서의 집을 제외하곤, 창문 밖 풍경을 사랑해본 적이 없다. ㅠㅠ.. 다음 집은, 그냥 교통이 불편하더라도 고즈넉한 곳으로 가야겠다. 무언가 희생해야한다면 그것은 내 몸뚱이. 더 걸으시오~~



7.3. 하루 한 끼 정도는

직접 해먹자. 귀찮다는 핑계로 밖에서 먹는 버릇은 줄이자. 요리 대결에서 비록 졌지만, 단호박 무스 만들기는 너무 간단하고 맛도 꽤 괜찮았다. 내가 만들어서는 아니구용 ㅎ





그래서 계획했던 것들은 이루었나요?

아니요,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민망하니 남의 집 고양이 궁뎅이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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