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유독 가기 싫은 날이 있다.
금요일이라 그럴 수도 있고,
목요일이라 그럴 수도 있고,
수요일이라 그럴 수도 있고,
화요일이라 그럴 수도 있고,
뭐 월요일은 매주 그렇다.
뭐, 비가 와서 그럴 수도 있고,
너무 더워서 그럴 수도 있고,
입고 나온 옷이 너무 맘에 들어서 일 수도 있고,
입고 나온 옷이 너무 맘에 들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회사에 빌런이 있어서도 아니고,
회사에 마감기한을 앞둔 일이 쌓여 있어서도 아니다.
그냥, 회사가 가기 싫은 날.
집에서 나올 때는 노래의 힘을 빌린다.
마침 플레이 리스트에 세븐틴의 '파이팅 해야지'가 나온다.
나오는 것까진 하는데,
회사 도착이 가까워 올 수록 발이 천근만근 느려진다.
치트키를 쓸 타이밍 이다.
회사 까지 딱 5분 남았을 때, 사이렌 오더로 아아를 시킨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생각한다.
나는 회사에 가는 게 아니라,
회사 바로 옆 스타벅스에 내 커피를 픽업하러 가는 길이라고.
오늘도 나를 반겨주는 커피를 만났다.
더불어 회사에도 출석했다.
이것이 강남에 스타벅스가 많아야 하는 이유고, 많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