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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Nov 24. 2023

소소한 온기로 살아가자

새벽 한 시, 늦게 잘 준비를 마쳤는데 동생이 웬일로 방에 찾아왔다. 저녁에 그렇게 피자를 먹더니 갑자기 건강한 음식이 너무 먹고 싶다고,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다고 난데없이 내 방 한가운데서 좌절 퍼포먼스(본인피셜)를 하길래 콩나물 두부국을 끓였다. 감동이라고 눈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피곤해도 뿌듯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으로 먹고 나오면서 따뜻하니 좋네, 했다.


어제는 회사 동료가 핫팩 하나가 생겼는데 나는 걸어 다니니까 쓰라며 주셨다. 나 핫팩 안 쓰는데, 감흥 없이 받아두고는 어제저녁 갑자기 추워져 퇴근 30분 전 핫팩을 터뜨려두고는 따뜻하게 집에 갔다. 그러고 보니 점심에는 칼국수를 얻어먹고, 오후에는 생강차를 얻어 마셨고, 오전에는 따뜻한 안부 인사도 받았다. 꿈에 걱정하는 모습이 나오다니 미안하고 고마웠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추웠다. 이제 더 추워질 일만 남았다. 겨울을 좋아할 수도 있겠네, 했던 말에는 사실 겨울을 좋아하고 싶은 소망이 함께 담겨 있었다. 올해는 정말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울수록 따뜻한 게 소중하다는 걸 알고, 매섭게 추워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요즘은 귀가 후 집안에 온기가 있는 게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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