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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추 Jun 28. 2021

간단하게(?) 머웃대 볶음

엄마의 레시피③

요즘 뭐해먹긴.

똬리 고추도 하고 버섯볶음도 하고 머우*볶음도 하고 그러지.


뭘 많이 혀.

내일 모리** 할머니 생신 아니냐.

생신상 차려드릴라고 어제 이것저것 반찬 많이 했어.


너도 머우 볶아먹어라

삼천오백 원밖에 안 하대

줄기만 따로 팔도만


그때 왜 우리 걷다가 내가 뜯으려고 했던 거

그거 머우 말이여.


집에서 머우를 키웠어?

그라믄 얼른 먹어야지.


그려. 그거 잘 번져.

지금 잎은 써서 못 먹은 게 버리고

줄기 큰 것만 뜯어다 먹어.


안 복잡해.

그냥 뜯어다가 들깻가루만 넣으면 돼.


머우를 데쳐.

그래 가지고 들깻가루 넣고 무쳐.

멸치가루 있으면 쪼께 넣으면 더 맛있지.

소금으로 간 허고.


거기다가

마늘도 넣고 파도 넣고 그래야지.

 

아니 그럼 어찌 들깨만 넣냐.


내가 아까 들깻가루만 넣어도 된다고 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기본양념은 들어가야지.


머우 줄기는 다듬어야 써.


그려 고구마순처럼 다듬으면 돼.

머우는 좀 더 질겨서 고구마 순처럼 뚝 안 분질러져

그냥 우에서부터*** 다듬어야 해.


마트에서도 그냥 줄기만 팔지

어디 다듬어서 팔간.

뜯어서 먹으면 쪼께 밖에 안되긴 혀.

그래도 맛있응게 먹어 봐.



*머우: 머위

**모리: 모레

***우에서부터: 위에서부터



※엄마와 통화한 내용을 각색해서 썼습니다. 엄마의 말투를 최대한 살려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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