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중간이 없다.
가장 행복한 시간과 가장 힘든 시간이 뒤섞여 있다.
이 모순적인 상태를 뭐라 표현해야 할지 마땅한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다.
출산 전후의 삶이 얼마나 다를지 잘 몰랐다. 아마 얼추 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듣고 짐작하는 것과 직접 겪는 건 차이가 컸다.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이전의 내 삶은 90% 이상 사라졌다. 예상 못한 건 아니다. 그래도 실제로 경험하니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했다.
그런 나에게 먼저 이 과정을 겪어간 선배들은 말했다. "애가 초등학교 정도 들어가면 그간 잊혔던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중학교 들어가면 이제 자기 친구들이랑 노니까 점점 자유로워진다."
이 말을 들으니 또 모순적인 마음이 든다.
애가 커서 예전의 여유로움을 찾고 싶으면서도, 막상 그렇게 되면 좀 서운할 거 같은데. 지금 내 아이의 귀여운 시절을 계속 보고 싶기도 한데.
지금이야 엉금엉금 기는 아이가 어서 걷길 바라지만, 어느 순간 걷기 시작하면 다시는 기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야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지만, 사춘기가 되면 학교 부모님과 식사하는 자리보단 친구들끼리 패스트푸드점 간다고 뛰쳐나갈게 뻔하다.
아,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내가 나도 신기하다.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이다. 애가 빨리 컸으면 좋겠다가도 좀 더 느리게 컸으면 하는 마음이 들고,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가도 몇 분 뒤엔 또 너무 지치고 힘들다. 그래서 육아의 마음을 뭐라 깔끔히 문장으로 쓰기가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