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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코뿔소 Mar 26. 2021

새로운 비정상을 거부하라

Lamb of God - Reality Bath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수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다.

- 이오지프 스탈린


https://www.youtube.com/watch?v=T8KIsjjjWEQ

"Reality Bath"

[Verse 1]

Anxious steps every day through the halls of learning

She's watching every corner, she's praying for a warning

She's just a child of eight years old already scared to die

And no one's done a fucking thing but watch the bullets fly

매일 배움의 전당을 지나는 불안한 걸음

모든 구석을 둘러보며, 미리 경고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라

겨우 8살 된 꼬마인데 벌써부터 죽기가 두려운 거야

그런데도 아무도 씨발 뭐라도 한 게 없어, 멍청히 총알이 날아다니는 걸 바라봤을 뿐


Our nerves are cobwebbed with the dust of atrocity

The deadly daily spectacle erodes humanity

Jaded and desensitized, a spreading apathy

Fast forgotten thoughts and prayers for numbers on a screen

(For numbers on a screen)

우리의 신경에는 잔악함의 먼지가 두텁게 쌓였고

매일 벌어지는 죽음의 광경은 인간성을 침식해

지치고 무감각해져 퍼져나가는 무관심

화면에 올라가는 숫자에 대한 생각과 기도는 빠르게 잊혀져

(화면의 숫자는 올라가는데)


[Chorus]

Another massacre, another day gone by

Is this the new abnormal?

Pursuing illusions as we turn a blind eye

This is the new abnormal

또 한 번의 학살, 또 지나간 하루

이게 새로운 비정상이란 말인가?

우리는 눈을 돌리고 환상만을 뒤쫓지

이게 새로운 비정상이야


[Verse 2]

Anguished steps through the ashes of a blackened plain

He used to walk the jungle there in perfect harmony

He's an old man of eighty years, last of a different world

Progress has wiped his people out, they never will return

검게 물든 평원에 쌓인 재를 지나는 괴로운 걸음

그는 완벽한 조화 속에 밀림을 산책하곤 했어

그는 여든 살의 노인, 다른 세상의 마지막 생존자

진보가 그의 동포를 쓸어 버렸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Out of sight, out of our minds, four thousand miles away

Our willful ignorance will turn this home into a grave

The air is getting thinner, our lungs are set ablaze

We've consumed ourselves to death, catastrophe

(More numbers on a screen)

눈에서도 마음에서도 4천 마일은 떨어져

우리의 의도적인 무시는 이 집을 무덤으로 바꾸리

숨쉬기가 어려워, 폐는 불타고

우리는 스스로를 집어삼켜 죽음에 이르렀어, 재앙이다

(화면의 숫자는 올라가는데)


[Chorus]

Another massacre, another day gone by

Is this the new abnormal?

Pursuing illusions as we turn a blind eye

This is the new abnormal

또 한 번의 학살, 또 지나간 하루

이게 새로운 비정상이란 말인가?

우리는 눈을 돌리고 환상만을 뒤쫓지

이게 새로운 비정상이야


[Bridge]

Slip so easily into dull indifference

When horror has been normalized, a cynical defense

But I can't sit there silently and watch it all go by

The strongest hearts will raise their voice against the murderous tide

공포가 일상이 되면 멍청한 무관심에 빠져들기란 참으로 쉽지

냉소적인 방어 기제

하지만 나는 조용히 앉아 모든 것이 스러지는 것을 가만 두고 볼 수는 없어

가장 굳센 마음을 가진 이들이 일어나 죽음의 물결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No!) No, it can't go on like this

Millions of voices echo in the darkness, screaming

No (No!), I won't accept this

The faint of heart will fall in line but I will not submit

(안 돼!) 안 돼, 이렇게 계속되게 둘 수는 없어

수백만 명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 울린다, 소리지른다

안 돼 (안 돼!) 이건 받아들일 수가 없어

약한 마음을 가진 이는 규칙에 따르겠지만 나는 굴종하지 않아


[Chorus]

Another massacre, another day gone by

Is this the new abnormal?

Pursuing illusions as we turn a blind eye

This is the new abnormal

또 한 번의 학살, 또 지나간 하루

이게 새로운 비정상이란 말인가?

우리는 눈을 돌리고 환상만을 뒤쫓지

이게 새로운 비정상이야


[Outro]

(More numbers on a screen)

Reject the new abnormal

(화면의 숫자가 올라간다)

새로운 비정상을 거부하라


우리는 공노한다. 우리는 분개한다. 뉴스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기사에서 사건과 사고, 비극을 목도할 때면 우리는 탄식하고, 화를 내고, 그러다 잊어버린다.


우리는 또한 조롱한다. 우리는 혐오한다. 우리는 타인의 비극을 붙잡고 상처를 쑤셔대며 가면 뒤에서 피해자를 탓하고 농담의 소재로 삼는다. 우리는 또한 밧줄 아래에서 밧줄을 타는 이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린다. 마음껏 '정당한' 분노를 표출하고 과거를 들추어 만인 앞에 세울 수 있도록. 그러다 잊어버린다.


우리는 지쳤고, 우리는 피곤하며, 우리는 끊임없이 자극을 필요로 하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허우적거린다. 우리는 애써 눈을 돌린다. 우리는 운동이나 주의를 비웃는다. 우리는 비극과 죽음을 숫자로서 접한다. 숫자 속에서 우리는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또 싫어했는지를 알 수 없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우리는 숫자 속에 파묻혀 환상을 쫓는다. 나랑은 관계 없는 일이다. 바다 건너 머나먼 땅의 이야기다. 우리는 마비되어 간다.


우리는 마침내 모두를,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그러다 마침내 잊혀질 때까지.


램 오브 갓이 2000년대를 지나 바로 작년인 2020년까지, 메탈이 죽어 가는 시대에 우뚝 서 존경과 찬사를 받는 이유는, 물론 그들의 실력과 기량, 업적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예술가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져왔다는 것도 한몫한다고 본다. 2003년 <Ashes of the Wake> 앨범에서부터 시작해 램 오브 갓은 미디어, 전쟁, 폭력, 환경 파괴, 무분별한 개발, 총기 난사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날선 질문과 비판을 제기해 왔는데, 밴드의 역사를 자부심 넘치게 정리해 선보이는 듯한 2020년 동명의 앨범, <Lamb of God>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는 퇴색되지 않았다. RATM, Rise Against, Pearl Jam을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나는 램 오브 갓을 좋아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총기난사를 두려워하는 고작 8살밖에 되지 않은 꼬마. 80살의 노인, 과거의 모든 유산,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그 모든 것이 사라진, '노인을 위한 나라'의 마지막 생존자. 새로운 '비정상'이 '정상'이 된 사회. 서로가 서로에게서 눈을 돌리고 네모난 화면만을 바라보는 무감각하고 무관심한 사회. 다음에 벌어질 학살은 무엇인가? 다음에 잊혀질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의 집이 무덤이 될 때까지 우리는 애써 무시하고만 있을 것인가?


일어나라, 새로운 비정상을 거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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