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교육을 듣고 만족했던 점은?
무작정 시작한 데이터 분석 교육..분위기는 좋았다.
2020년 7월 경기도 데이터 인력양성과정 국비 지원 교육에 지원하여 면접을 본 뒤
합격통보를 받고 총 1개월 반이라는 기간 동안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 배우는 내용들은 어려워서 매시간마다 힘들었지만
만족했던 점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우선 강사님이 학생들을 너무나 잘 챙겨주셨고요.
주관한 기업도 매니징을 잘 했으며
학생들도 성품이 모나지 않고 학습태도가 좋았습니다.
서류통과와 면접을 거쳐 4:1의 경쟁률을 뚫고온 학생들이기에
의욕도 넘치고 모두 선량한 분들이었습니다.
모두가 너무나 좋은 분들이라 아직도 서로들 간에 연락하고 있네요.
무엇보다 강사님은 서울대 미학과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에
이두희 프로그래머의 "멋쟁이사자처럼" 초창기 교육과정을 수료하셨다고 했습니다.
강사님의 장점은 학생들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모두 데려가겠다라는 의지가 있으셨습니다.
(강사님이 저랑 동갑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네요 ㅎ)
화기애애한 수업 분위기였습니다.
학생들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하게 연령이 분포되어 있었는데
남녀 성비는 의외로 반반이었습니다.
비전공자들도 과반수 이상이었고요.
러시아어학과나 독문과 등 다양한 계열의 학생들이 많았고
대다수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모두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서 지원한 것은 아니었고
반도체를 공부하거나 산업공학과를 다니다
관련 업계 취업을 위해 데이터 분석을 자소서에 쓰기 위해 온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저만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많아 위로가 되었었죠.
다 좋았으나 너무 많은 교육 내용이 문제였다
강사님도 좋고 학우들도 좋다..
커리큘럼 내용도 너무 좋다..
그런데...
하지만 결과적으로 교육을 들었다고 해서
제 데이터 분석 실력을 높여주지 않았습니다.
파이썬, SQL, 머신러닝이론을 단 1개월 반에 모두 배운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 면접 합격 후 받은 커리큘럼을 남편에게 보여줬거든요.
전 곧 배울 새로운 과정을 기대하며 오랜만에 학생으로 돌아가는 기분에 들떠 있었지만
남편은 커리큘럼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일단 미리 공부를 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건 시작하자마자 준비 운동 없이 강물에 바로 입수(?)를 하는 수준의 커리큘럼이야."
그 말에 저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SQL기초나 파이썬 기초를 혼자 공부하고 있었기에
지금도 공부하고 있는데?
생각하며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도전해보면 되겠지. 라는 안이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결과는?
커리큘럼이 다가 아니다
초보자들은 커리큘럼에서
뭘 배울지만 살펴보지 말고
교육 기간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파이썬 기초부터 SQL, 웹크롤링, 머신러닝, 딥러닝...
2개의 토이 프로젝트와 1개의 파이널 프로젝트..
단 1개월 반안에 이 모든 걸
완벽히 소화할 수 있을까요?
최소한 저는 파이썬 책 1권을 최소한 떼고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니
그저 수업을 들으면 알아서 공부방법을 터득해서
공부가 잘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따라가기만 급급하고 벅찼기에
집에 와서 혼자 해보면서 공부한다는 건
자만이었고 무지였습니다.
파이썬 한과목만 해도 보통 학생이 1학기에 걸쳐 배운 이론들입니다.
그런데 단 3일만에 파이썬 기초를 떼고
매일 8시간동안 머릿속에 머신러닝 이론 내용이 구겨 넣어지면서
이게 내가 이해하는 건지 뭔지
이론이 내 멱살을 끌고 가는 건지 뭐가 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한다고 했을까..모르겠다..모르겠다 모르겠다!!
통계 기초도 모르는 상태에서 바로 머신러닝 이론부터 배워
안되는 파이썬 언어로 데이터 분석을 하려고 하니 미치겠더라고요.
짧은 기간에 총 3번의 조를 짜서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무척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수업 중 갑자기 턱이 빠지는(?) 건강 악화와
통계 전공자 대학원생들과 일부 컴공 학생들의 고인물(?) 에 치여
스스로의 실력과 비교하며 정신 건강에 타격을 많이 받은 시간들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걸 최대한 짧은 기간 내 배웠다고 했지만
공부하고 남은 건 이론이 머릿속에 잠깐 지나간 흔적 뿐..
잘하는 학생들을 쫓아 뭐가 뭔지 몰라 일단 달려들면서 분석하려 했지만
파이썬 기초 코딩도 못하면서
분석을 한다는 건 말이 안됐습니다.
강의 내내 엑셀로 데이터 불러오기조차 잘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은 건 자괴감뿐이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성과도 있었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우수상, 결과적으로는 팀웍이 이뤄낸 성과였다
파이널 프로젝트에서 비전공자 전원 여성으로 이루어진 저희 조가
"고령층 디지털 정보 격차 요인 분석"이라는 주제로 우수상(2등상)과 상금을 수상하였거든요
저도 데이터 전처리&시각화 부분에서 한 몫을 담당하여 무척이나 뿌듯했습니다.
다음엔 어떻게 비전공자 문과생들이
전공자들을 제치고 프로젝트에서 우승할 수 있었는지 자세히 다뤄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