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뾰족해야 한다
이 말은 브랜딩을 논할 때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표현을 단순히 눈에 띄는 디자인이나 자극적인 메시지 정도로 이해하곤 합니다. 물론 시각적으로 주목을 끄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뾰족함은 표면적인 자극을 넘어서,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약속과 가치, 메시지의 뾰족함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형상의 뾰족함이 아니라, 심상의 뾰족함이 필요합니다.
우리들 안에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정서가 강하게 남았습니다.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이 같은 문화에서는 뾰족함이란 낯설고 때로는 불편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이런 정서에 반할 필요가 있죠. 수많은 브랜드가 둥글둥글한 모습으로만 존재한다면, 소비자는 어떤 브랜드가 자신에게 필요한지,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지 쉽게 구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뾰족한 브랜드가 힘을 발휘합니다.
브랜드의 뾰족함은 특정한 디자인 요소나 물리적 형상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브랜드가 세상에 던지는 차별화된 신호이며,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선명한 메시지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을 떠올려봅시다. 애플은 단순히 좋은 전자기기를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그들의 뾰족함은 ‘Think Different’라는 메시지에 있습니다. 기술적 사양이나 가격에서 타사보다 불리할 때조차, 자신들이 가진 철학적 차별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시장을 이끌어왔습니다. 이 뾰족한 메시지가 고객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애플은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파타고니아도 마찬가지죠. 단순히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를 넘어, 환경 보호라는 명확한 가치로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캠페인은 판매를 줄이라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를 신중히 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이 뾰족한 메시지가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를 만들어내며,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를 넘어 가치 소비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습니다.
1. 선택의 기준을 만듭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에, 고객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찾습니다. 뾰족하지 않은 브랜드는 결국 가격 경쟁으로 몰리고, 쉽게 잊혀집니다.
2.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날카로운 바늘에 찔리면 순간의 아픔이 오래 기억되듯, 뾰족한 브랜드의 메시지는 고객의 마음속에 강하게 각인됩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광고가 아니라, 브랜드를 떠올릴 때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힘이 생깁니다.
3. 내부의 힘을 모읍니다.
뾰족한 방향성은 내부 구성원에게도 기준점이 됩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명확해지면, 조직은 같은 목표를 향해 일관성 있게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를 뾰족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첫째, 핵심 가치를 정의해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합니다.
둘째, 언어를 선명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복잡하고 모호한 문장은 기억되지 않습니다. 단순하고 강렬한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셋째, 고객 경험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말뿐인 뾰족함은 금세 무뎌집니다. 제품, 서비스,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접점에서 그 뾰족함이 일관되게 드러나야 합니다.
브랜드의 뾰족함은 단순한 외형적 특이함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속에 각인되는 약속과 가치, 그리고 메시지의 차별성입니다. 둥근 봉우리들 사이에 우뚝 솟은 뾰족한 산처럼, 시장의 수많은 브랜드 속에서 우리 브랜드가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힘입니다.
평범함 속에 안주하는 브랜드는 쉽게 사라지지만, 뾰족한 메시지를 가진 브랜드는 오래 기억되고, 고객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렇게 브랜드의 뾰족함은 생존을 넘어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