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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생각

살부터 그리지 말고,뼈대를 써내려 가기

디자인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

by 우현수

디자인을 시작하면 그리기부터 하지 않고, 쓰기 먼저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쓰기를 통해 그려낸다. 디자인의 목표와 방향성, 디자인에 담아야할 메시지와 감각들에 대해 하나 하나 써내려간다.


써 낸 문장들과 단어들이 교차하며 디자인의 뼈대를 만든다. 흡사 흑백의 글자로 만들어낸 그리드같다. 신입 디자이너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해 온 습관이다.


이 과정이 없으면 불안하다. 디자인을 그려가면서도 확신이 안 선다. 자신있게 그리기 먼저 시작하며 디자인에 살을 붙여가더라도 금방 흘러내리거나, 약간의 충격과 반발에도 금방 흩어져 버린다.


디자인 감각이 최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바닥에서 오랜시간 브랜드 디자이너로 밥벌이를 할 수 있었던 건 이 뼈대 세우는 일을 먼저 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사실 뼈대만 서면 그 위에 살을 붙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살을 그리다가 막히면 좋은 레퍼런스들을 살피며감을 잡아도 좋고, 정 안 되면 이 컨셉을 잘 구현해 줄 다른 디자이너의 손을 빌려도 된다. 살을 붙이는 표현 방법은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수만큼 많으니까.


문제는 그 살들이 잘 붙어 있을 뼈대인 것이다. 그걸 누구는 ‘기획’이라고 하고, ‘컨셉’이라고 하고 ‘방향’이라고도 부른다.


물론 이렇게 뼈대와 살을 잘 붙인 디자인이 나왔더라도 브랜드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 그 위에 근육을 붙여 탄탄하고 더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일은 브랜드 내부에서 할 일이고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 모든 결말 시작은 뼈대를 세우는 일이어야 한다는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지금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해야한다면 당장 책상 앞에 새하얀 A4 용지를 펼쳐보자. 그 위에 디자인의 뼈대가될 단어를 적어보자. 디자인의 기준점이 될 생각의 뼈대를 문자로 그려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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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컨셉북 서비스는 한단계 도약을 원하는 브랜드를 위해 만든 리브랜딩 패키지입니다. 20년 경력의 브랜드 전문가들이 모여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장 밀도 있게 우리 브랜드를 새롭게 발견하고 뾰족하게 정의할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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