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나만의 아트투어 - 여덟번째 가이드
2020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1년 후 7월에 개최된다. 일본은 올림픽으로 인해 유입될 많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자 대형 전시회를 준비했다. 국립서양미술관에서 <런던 내셔널 갤러리 특별전>을 3월에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전시 또한 기약없이 개막이 연장되었다.
이 전시는 외신매체에서 2020년 10대 전시로 뽑힐 만큼 전세계의 기대를 받았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는 자신들의 소장품을 국외로 여러 점 내보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전시에 60점이 한꺼번에 공개된다고 하여 많은 집중이 받고 있었다. 또한 이 전시는 내셔널 갤러리의 보물, <고흐의 해바라기, 1888>이 일본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특별함을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해당 전시는 연기되었습니다]
전시제목: 런던 내셔널갤러리 특별전
전시공간: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전시기간: 2020.03.03-06.14 (도쿄) / 2020.07.07-10.18 (오사카) 순회전시 예정
고흐=해바라기
'반 고흐'를 하면 대부분 해바라기를 외칠 것이다. 고흐의 해바라기가 그만큼 유명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해바라기가 유럽 땅을 벗어나 아시아로 온다니.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이 문제는 자본력 뿐만 아니라 나라간의 신뢰, 유대감을 비롯한 자국력의 싸움이다. 여튼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기념하고자 고흐의 해바라기까지 들여오는 빅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처참히 망한 꼴이 되었다.
고흐는 단 한 번, 해바라기는 나의 것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죽음 이후, 그는 해바라기 화가로 알려지게 되었고 반 고흐의 가장 상징적이고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흐는 해바라기를 몇 점 그렸을까
파리시기 해바라기 vs 아를시기 해바라기
고흐는 해바라기를 총 11점 그렸다. 그의 해바라기는 두 시기로 나누어진다. 반 고흐는 1886년-87년 파리에 머물며 수 많은 정물화를 그렸다. 파리시기 1887년 여름 그는 4점의 해바라기를 그렸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꽃병'에 담긴 해바라기 정물화가 아니다. 꽃병에 우아하게 꽂혀있지 않고 힘이 하나도 없는, 시든 모습으로 쓸쓸하게 눕혀져 있다.
고흐는 화가들의 공동체를 꿈꾸며 파리에서 아를로 거주지를 옮겼다. 그는 여러 화가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그곳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펼치기를 바랐다. 그 편지에 적극적으로 답한 고갱은 아를로 내려가 고흐와 함께 살게 된다. 이를 너무 고맙게 여긴 고흐는 고갱의 방을 꾸미기 위해 '꽃병'에 담긴 해바라기 시리즈를 그렸다. 아를시기 1888년부터 1889년 사이에 총 7가지의 버전의 해바라기 시리즈가 탄생한다.
고흐는 고갱을 위한 해바라기 그림을 일주일동안 4개의 버전으로 그려낸다. 그 중 2점만이 고갱의 침실에 놓여졌다. 해바라기는 고갱이 좋아했던 꽃으로 고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해바라기를 그린 것이다. 하지만 고흐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고갱이 좋아해줄까라는 생각 등에 휩싸여 그림을 수 없이 고치며 괴로워 했다고 한다. 고마움을 전달하고자 했던 그 마음이 오히려 그에게 걱정과 우려로 되돌아왔던 아이러니함이 존재한다.
고흐에게 해바라기는 어떤 꽃이었을까
고흐는 고갱과 함께 아를의 노란집에서 행복한 시간만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부딪혔고 충돌했다. 고흐와 고갱은 삶의 방식, 사상, 이념, 겉모습 등 그 모든 것이 맞지 않았다. 급기야 고갱이 그린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 그림으로도 논쟁이 붙는다.
고갱은 고흐와 달리 자신의 상상을 그림으로 풀어낸다. 그림 속 배경은 12월 겨울인데, 고흐는 해바라기를 그리고 있다. 해바라기가 있을 리 없다. 고흐가 그려놓은 해바라기 정물화를 보고서 그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정적으로 고갱은 고흐를 극도로 피곤해보이는 얼굴로 표현했다. 이후, 그림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고흐는 다음과 같이 돌려서 표현한다.
‘My face has lit up a lot since, but it was indeed me, extremely tired and charged with electricity as I was then.’ 그 이후로 내 얼굴은 많이 밝아졌지만, 그것은 정말 나였고, 그때처럼 극도로 피곤하고 전기로 충전된 상태이다.
고갱의, 고갱에 의한, 고갱을 위한 해바라기는 감사, 우정의 표현에서 시작되어 '애증'으로 끝났다.
FIVE SUNFLOWERS
선플라워 라이브
고흐가 아를시기에 그렸던 7가지 버전의 해바라기를 모두 볼 수 없다. 1점은 미국의 개인소장자가 가지고 있고 또 1점은 2차 세계대전때 오사카 연합군 폭파로 일본에서 화재로 소실되어 만나볼 수 없다. 나머지 5점의 해바라기는 다섯 곳에 나누어져 있다.
독일 뮌헨 노이에 피나코텍, 1888년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1889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1888년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1889년
일본 솜포 미술관, 1888년
*일본 솜포 미술관은 2020년 05월 28일 개관합니다. 소장품 개관 기념전시에 고흐의 해바라기가 포함됩니다.
2017년 8월 14일 세계 최초로 다섯 곳의 해바라기가 '가상 전시회'로 한 곳에 모였다. 페이스북 라이브(FaceBook Live)를 통해 5개의 미술관이 각자의 해바라기를 큐레이터가 15분씩 설명하는 방식으로 연속 중계되었다.
반 고흐 온라인 추천 전시 TOP3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대부분 휴관 중이다. 이에 대응하고자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온라인 홈페이지나 유튜브를 통해 디지털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반 고흐와 관련된 온라인 전시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1) Sunflowers 360 (https://www.facebook.com/VanGoghMuseum/videos/10159187334010597/)
반 고흐의 다섯 개의 해바라기는 한 곳에 모여 함께 전시된 적 없다. 반 고흐 해바라기를 소장하고 있는 각 미술관들과 페이스북가 콜라보하여 해바라기 5점이 한 공간에 있을 수 있도록 가상전시를 진행하였다. 전시의 내레이션은 반 고흐의 증손주, Willem van Gogh가 맡았다.
(2) 반 고흐미술관 4K 유튜브 투어 (https://youtu.be/SRDEmb5Eo_Y)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은 자신들의 공간을 온라인으로 개방하였다. 7편으로 나누어 업로드되고 있다. 사람 많기로 유명하고 사진 못 찍게하는 곳으로 유명한 반 고흐 미술관을 나 홀로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3)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Starry Night (https://youtu.be/EYmu6jOWArU)
파리의 전시공간, 아틀리에 루미에르 Atelier des Lumieres에서 펼쳐진 새로운 프로젝트는 반 고흐였다. 미디어 월wall을 설치하여 고흐의 작품을 영상으로 음악과 함께 보여주는 전시이다. 해당 전시는 오픈 당일 1200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이와 같은 전시방식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래 링크는 프랑스의 언론매체 <Le Parisien>에서 준비한 프리뷰 영상이다.
참고문헌
[The Guardian] Van Gogh's Sunflowers under coronavirus quarantine in Tokyo, 2020-02-28 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20/feb/28/van-goghs-sunflowers-under-coronavirus-quarantine-in-tokyo
[The National Gallery] Van Gogh Sunflowers Facebook Live, 2017-08 https://www.nationalgallery.org.uk/about-us/press-and-media/press-releases/van-gogh-sunflowers-facebook-live
[BBC] Van Gogh's Sunflowers; The unknown history, 2014-01-21 http://www.bbc.com/culture/story/20140120-van-goghs-flower-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