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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B Jan 19. 2021

기왕이면 '잘' 살고 싶거든요

seoul tofu club 이야기 #2.

그러니까,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데?



   그래요, 알아요. 분명 이런 생각을 하며 들어왔다는 걸. 나 또한 요즘 계속해서 이 말을 반복하며 정답을 찾기 위해 열심히 짱구를 굴려보고 있기에, 이 글을 통해 내가 찾은 답을 공유해볼까 한다. 잘 사는 게 대체 어떤 건데 다들 잘 살고 싶다고 말하는 걸까. 대체 잘 산다는 건 뭐고 그 기준은 뭘까.




   새해가 되고 으레 그렇듯 내 주위에는 2021년의 목표를 세운 이들이 많아졌다. 넌 올해 목표가 뭐야? 지인이 나에게 그렇게 물었을 때 나는 손에 든 맥주를 쭈욱 들이키며 말했다. 목표? 내 목표는 매년 똑같아. 재밌게 사는 거~!


   가끔 내 삶의 목표를 듣고 나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재미있는 삶인지에 대해 물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지난 글의 소개팅남 이라던가. (계속 언급이 되니 꼭 과거의 망령 같지만 아직 감정 유통기한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으니 이해 바란다.) 사실 대충 느낌만 알아도 되는 건데 말이지. 하여튼 똑똑한 사람은 집요하다니까. 그러나 당시의 나는, 성공의 여부를 떠나, 최대한 소개팅남에게 멋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두서없이 내 생각을 쏟아 냈다. 재밌는 거란 말이죠... 음... 흥미로운 걸 하며 사는 거예요.


급발진이 일상인 핸들이 고장난 8t 트럭



   재미있게 사는 것. 내가 생각하는 재밌는 인생이란 많은 것에 도전해보는 것, 뭐 그런 거다. 내가 잘 모르는 것, 혹은 해보지 못한 걸 시도해보며 새로운 배움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꼭 일이나 학업과 같이 배움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라던가,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도전해본다던가 하는 것도 전부 나의 '재미'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래, 이쯤 되니 <재밌게 산다는 것>이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목표라는 것을 순순히 인정해야겠다.


   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새해 목표가 세세하고 뾰족하지 않으면 뭐 어떤가. 우리가 이러한 목표를 세우는 것의 이유는 궁극적으로 '잘 살기 위함' 이 아닌가. 그렇다면 각자의 삶에서 '잘 산다'라는 것의 기준에 맞춰 목표를 세우면 그만인 것이다. 나의 경우는 '재밌게 살기'가 최우선이 되는 삶이 곧 잘 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재미있게 살기 위해 다른 가치를 해하게 된다면 그것을 과연 '잘 사는 삶'이라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바로 그것이다.


   잘 사는 것이 반드시 옳은 삶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오늘날의 잘 사는 삶은 기본적으로 '선(善)'이라는 것이 중심 가치로 존재한다. 잘생긴 운전기사가 내 애마인 팬텀 고스트를 끌고 출퇴근시켜주는 삶, 잘생긴 가사 도우미가 집에 오는 삶, 에르메스 백을 통유리창에 집어던지는 삶... 이 모든 것이 다 '잘 사는 것'의 기준에는 부합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것들이 잘 사는 인생을 나타내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조금 추상적 일지는 몰라도, 개인의 삶을 우선시하면서도 연대를 통해 타인과 공존하는 삶, 더 나아가 인류와 환경, 자연이 공존하는 삶,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잘 사는 삶의 개념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제가 이번 주 로또 1등 당첨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진짜, 아니 진짜로 이번 주는 진~짜 나다. 모두 다 비켜 주세요. 이번 주 1등은 접니다~!


잘생긴 남자와 넘쳐 흐르는 돈... 사실은 그것이 선 그 자체일지도... ^^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지만 '' 살아보기 위해 내 나름의 재미있는 인생 살기 프로젝트 2021의 계획을 짜 보기로 했다. 일단 올 해의 가장 큰 주제는, <사랑>이다. 혼돈의 2020년을 보내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 사랑의 중요성이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닥친 커다란 시련 앞에서 우리는 사랑을 잃음으로 인해 혼란과 위기를 자초하고, 다시 사랑의 힘으로 그것을 극복해냈다. 개인적으로도 작년의 나는 사랑으로 인해 살아남고, 직업을 구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기에, 2021년에는 그 사랑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실천하며 살아본다면 더욱 다이내믹하고 재밌는 삶을 꾸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랑하며 살 것인가. 나는 일단 크게 인간을 사랑하는 것과, 자연을 사랑하는 것, 두 가지 방향성을 정하고 세세한 목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1. 인간을 사랑하기

- 나 자신을 사랑하기: 나를 사랑하는 것이 곧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다

- 타인을 사랑하기: 잘생긴 사람이랑 연애 (가장 중요. 매우 중요. 최우선 순위.)

- 포용과 연대 실천하기: 나와 다른 가치를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고, 나의 힘이 필요한 사람들과 연대하여 목소리 내기


2. 자연을 사랑하기

- 일주일 중 하루채식 하기

- 약속이 없는 날, 평일 저녁 식사채소 위주로 식단 꾸리기

- 비닐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대체제 사용하기

- 새 옷 구매 한 계절에 한 번씩만 하기

- 불필요한 포장 용기 사용 빈도 줄이기


   세세한 목표들은 계속해서 수정되거나 추가될 가능성이 높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전개될 것 같다. 또한 나의 개인적인 이 프로젝트는 우리 회사 <서울 두부 클럽>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기도 하다. 건강한 간식 소비를 통한 자연과 생명체에 대한 소소한 사랑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두부 과자와 사랑... 너무 포근하고 로맨틱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2021년은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 볼까 한다. 물론 때로는 목표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가, 미움을 표출하기도 할 것이고 무너지는 때도 오겠지만 최대한 사랑을 실현하며 사는 일 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브런치에 중간 보고서도 올리도록 하겠다.


   사랑하며 사는 삶.

   그러니까... 한 마디로 2021년에는 꼭 연애를 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많이들 도와주십쇼.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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