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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대디 Aug 21. 2023

일본 홈스테이 - 가라츠시 작은 시골 마을

친구 따라 간 뜻밖의 경험

“야, 일본 홈스테이 가볼래?”


일본어과인 동아리 친구가 갑자기 나한테 제안을 했다. 군대 가기 전 같이 추억 만들어 보자고 한다. 나는 뜻밖의 제안에 고민도 없이 승낙했다. 알바로 모은 돈으로 이런 일에 쓰고 싶기도 했다.


막상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서 생각해 보니 걱정되는 게 생겼다. 바로 일본어였다. 이 프로그램 자체가 부산에 있는 일본 관련 학과 학생 대상인데 나 혼자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이다. 더군다나 3박 4일 동안 일본어도 못하면서 홈스테이라니 앞이 캄캄했다. 친구는 괜찮다고 본인만 믿고 따라오라고 안심을 시켜줬지만 뭔가가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다.


부산에서 쾌속선을 타고 가니 3시간 만에 후쿠오카로 도착을 했다. 쾌속선은 멈춰있을 때 멀미가 나는 것 이외에는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


우리 일행은 우선 후쿠오카 시내의 조그마한 호텔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첫 일본에서의 음식이라 엄청나게 기대를 했다. 평소 일식을 즐겨 먹는 나는 일본에서의 음식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식당 내부에 들어가자 창가 쪽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담배 냄새로 가득한 공간에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의 가정식 같은 음식이었는데 엄청 짜다는 기억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일본은 현재도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본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다만 서빙하시는 분이 머리가 새하얀 어르신이었는데 적지 않은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함과 프로정신에 감동을 받았다.


뭔가 뒤숭숭한 마음으로 이제 진짜 목적지로 향했다. 후쿠오카 옆에 있는 가라츠라는 도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우리를 초대한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마을에서는 한바탕 잔치를 준비 중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술과 고기 파티를 하는데 그때 음식들은 왜 그렇게 맛있던지..... 우리를 위해 이렇게 준비한 것만 해도 감사한데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게 맞이해 줘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렇게 잔치는 끝이 나고 각자 배정받은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같이 온 친구가 아니라 같이 온 일행 중 동생과 같은 집을 배정받았다. 그 동생은 고맙게도 이번 여행 동안 끝까지 통역을 해줬다.

일본의 가정집은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료칸 같은 느낌과도 비슷했다. 이제 뭔가 진짜 일본에 온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단체로 마을 주변의 유적지와 관광지를 둘러보고 회전초밥을 먹으러 갔다. 한 접시에 100엔이라고는 했는데 접시 색깔별로 가격은 달랐다. 한국에 비해서는 샤리(밥) 양이 많았지고 네타(초밥 위의 재료)도 큼지막했다. 지금보다도 젊었을 때라 정말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고 접시탑을 쌓았다.


하루의 마지막은 온천이었다. 일본식 온천도 처음이라 잔뜩 기대했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왜 수건을 머리에 두고 온천을 즐기는지 알 것 같았다. 카운터에서 수건을 나눠주면 따로 보관하고 있을 곳이 없어 다들 머리에 수건을 올려놓는 것 같았다. 일본 온천의 매력은 노천탕인 것 같았다. 여름이었지만 쌀쌀한 공기에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정말 하루의 피로가 훅 날아간 느낌이었다. 다음날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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