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서만 보던 얄개, 그 얄개 맞아요!!
이 글은 인물 인터뷰 후 녹취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독백 일기형 기사입니다.
강아지풀 회고록
내 지인 루의 밥 먹는 법을 알았다. 날씨한 몸매의 비결은 음식을 꼭 볼 한쪽으로 몰아넣고 거기서 아주 조금씩 꺼내 먹는다고. 심지어 한쪽엔 밥, 반대쪽엔 반찬을 넣어 조금씩 양쪽에서... 이런 웃긴 소재면 바로 그린다!
장르가 일상툰이다 보니 이렇게 일상 속 소소한 일이나 머리에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혹시라도 유해한 소재는 없는지, 뻔하진 않은지, 다수가 즐길 수 있는지. 세 가지 기준에 통과하면 금방 슥슥. 역시 웃긴데 무해한 것이 최고.
'아 이건 터질 수 밖에 없다ㅋㅋ'
그리다가 이런 건방진 생각도 들지만 웃긴 포인트를 극대화하기 위한 고민을 할 때 제일 행복하다. 어렸을 때도 코믹 만화보단 내 만화를 보고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다. (?) 확신을 갖고 그리는 것만큼 잘 나오는 그림은 없으니까.
얄개의 탄생
오늘 온 가족이 모였다. 1호 애독자 엄마와 가끔 피드백을 주는 사촌들 모두. 우리 자매는 개그 코드가 비슷해 오늘도 서로 웃겼던 일을 알려주기 바쁘다. 생각해보니 어릴 땐, 언니들이 매일같이 빌려온 만화책을 같이 읽고 서로 이상한 세계관을 만들어 릴레이 만화를 그렸었지. 초등학생 때 그린 20권이 넘는 시리즈 물도 진부한 마법소녀 이야기였지만 언니를 웃기기 위해 집중했던 기억이..
아빠마저 육아만화를 그릴 정도였으니 내 주변은 만화 세상이었네. 고등학생 땐 다이어리에 자투리 만화를 그리곤 했는데 그 때 만든 얄개를 아직까지 그리고 있을 줄이야!
내 자산 TMI 창고
이것 저것 찾아보는 게 재밌다. 인스타그램에 돌아다니는 Tmi나 귀여운 동물, 웃긴 짤은 주변에 공유해야 속이 시원하다. 트렌디한 뷰티 정보를 보다가 몸에 좋은 매트리스도 살 뻔. 제일 편한 앱이라 만화도 인스타그램으로 업로드하고 반응을 체크한다. 사람들이 댓글로 친구를 태그하면 그 친구 반응마저 재밌다. SNS를 통해 알게 된 작가님과는 약간의 팬심으로 내적 친목을 다진다. 많은 작가들의 작업을 보며 좀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 SNS의 순기능을 느끼는 요즘이다!
초창기엔 종이에 만화를 그렸었는데 아이패드가 생긴 뒤론 종이는 안 쓴다. 예전의 종이 느낌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꽤 있지만 아깝게 쌓여가는 종이를 본 후론 못 쓰겠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나니까, 올핸 아기자기하고 특별한 책을 만들어 볼 거다. 아무 말 대잔치를 열기엔 아직은 벅찬 인스타!
이 느낌 그대로 오래도록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는 터라 머릿속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그리는데 그 느낌이 참 좋다. 그래서 좋아하는 그림을 오래 그릴 수 있도록 프리랜서로서 입지를 잘 다지는 중이다. 대학생 때도 서점, 쿠키 아이싱 그리는 알바 등 꽤 많은 것을 해봤는데 지금도 다양한 도전을 하려고 한다. 그것이 다 자산으로 돌아와 소재가 되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은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흥한다.' 취향대로 그림을 그려나가면 누구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체력 관리를 잘 해야 늪에 빠지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테니까.
나 또한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