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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문 Oct 20. 2023

뉴스 프로듀서의 하루

[복직을 했습니다]

살아있는 뉴스, 깨어있는 뉴스.


정말입니다. 살아있고 깨어있습니다. 퇴근을 해서 집에 와서도, 출근을 해서도 곳곳에 있는 수많은 모니터들에서도, 아이와 클래식 라디오를 틀며 주파수를 맞추면서도..어디서든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그들은 24시간 깨어있고, 나도 그 깨어있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조간신문을 훑어봅니다. 오늘의 시사를 간단히 보는 느낌으로, 머리를 깨이는 저 스스로의 리츄얼입니다. 얼음을 타고 마켓컬리로 도착한 콜드브루를 타서 유리잔에 짤랑거리며 신문을 읽으며 색연필을 칠하면 하루가 비로소 시작되는 느낌이랄까요. (어린이집 등원 상황은 차후에 또 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철저히 피디의 일상을 묘사하고 싶어요..)


출근 전 1층 로비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보도국 제 자리로 가서 컴퓨터를 켜고 한숨을 돌립니다. 런다운(뉴스 큐시트)을 정리합니다. 제가 진행할 뉴스는 총 3개입니다. 

앞뒤의 광고들과 타이틀과 날씨 녹화본과 영상들을 확인하고, 진행할 뉴스기사들을 파악하고 넣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뉴스들과 내일의 뉴스들을 파악해 순서를 정하고 흐름을 정하고 기사의 시간들을 파악합니다. 뉴스의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안에 리포트들과 단신들을 시간을 파악해야 이렇게 정리해서 나가야할 뉴스들을 모두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의 뉴스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밤사이 속보나 산불상황이나 등등이 일어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기자들과 데스크와 상의해(우리는 모두 깨어있는 인간들이기에) 중계차와 기자가 달려가 뉴스를 하기도 하고, 상황을 파악해 전화연결로 연결하기도 하고 붉은 속보자막과 뉴스 앵커가 상황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비상상황에 대해선 아직도 떨립니다. 그저 평온한 뉴스도 떨리는걸요. 저는 아직 런다운 시간계산과 뉴스의 흐름정리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늘 혼나며 일하니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게 뭐하는건가 늘 현타가 옵니다.


내 본캐가 방송이라고 일터라고 늘 생각했으면서 정작 돌아오니 부캐의 부부부부부부에 불과한 게 아닐까 자괴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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