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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문 Jul 19. 2020

코로나 시대의 태교

태교, 어떻게 하세요?  D-50 임박 '태교 영화 에세이'

이제 결혼한 지 6달이 넘어갑니다. 미숙한 신혼부부의 탄생입니다. 올해 초 결혼해서 천운으로 '코로나 대공황 사태'가 터지기 전에 북유럽으로 신혼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저희보다 1달 늦게 결혼한 커플은 코로나에 딱 걸려서 신혼여행도 바로 못 갔다고 하니, 길일은 길일이었지 말입니다. 그땐 당연했던 것들이 이제는 하면 안 되는 아니 혼이 나는 세상이 됐으니 새삼 주위의 모든 것들이 새롭습니다. 이제 결혼 후의 신혼여행도, 주말 한낮의 공원 산책도, 산모 요가교실과 수영도, 태교여행도 걱정을 사고, 안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이제 갓 새댁이 됐고, 제주도에서 웨딩사진을 찍고 결혼을 하고 신혼부부가 되어 새로 도배한 작은 집에서 예쁘게 살고 있습니다. 헤어지면 못 살 거 같아 눈물 쏟았던 신랑도 함께 살다 보니 때리고 싶을 때도 있고 미안할 때도 있지만 남동생도 아니고 아빠도 아닌 정말 동반자로 이제야 정이 새록새록 들고 더 예쁩니다. 연애 때보다 더 소중하고 정말 내 사람이 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희에겐 문제가 있습니다. 태. 교. 초신혼부부지만 저희에게 예쁜 아가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살림도 관심 없었었고 부모님도 결혼하면 알아서 다하겠지 하셨고, 퇴근 후에는 자기 계발과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줏대 없이 다양한 클래스들, 주말엔 혼자서라도 양양 강릉 대부도로 커피를 마시러 다녔고, 연애를 해서는 현재 남편인 구남자 친구와 열애를 하느라 저희의 신혼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임신이라니요.


신혼집 청소도 못하고 사는데 (로봇청소기 구매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임신을 해버렸습니다. 평소 편안하게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유롭게 지내면 그게 태교라고 생각하지만, 태교요가 라던지 태교에 좋은 동요 부르기 라던지 애착 인형 만들기 라던지 등 인터넷과 책들에서는 임신부에게 많은 것들을 하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정신없는 신혼생활에 태교까지 하려고 마음먹고(?), 출근하고 퇴근도 하고 저녁 만들어 먹고 설거지하기도 참 정신이 없습니다.


이제 엄마가 되면 지금 이 순간들이 내 인생의 한 방점이 될 텐데 지금까지 내 인생의 1막의 방점을 잘 찍고 있는 걸까라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에 난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했던 것들도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정리하며 살아야 할까 했습니다. 그러다 침착하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태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출산 50일을 남겨두고  태교 하며 보고 있는 '엄선한 영화' 20을  쓰고자 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꿈꿨던 태교(태교 수영, 태교여행) 대신 제가 전공으로 했던 애증의 영화들을 다시 돌아봅니다. 임신하고 영화들을 보니 한편 한편이 새롭고 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것이 저의 코로나 시대 태교입니다. 글 연재가 되지 않으면 전 출산을 하러 들어갔다는 행복한 스토리이니 좀만 기다려주세요.


D-50입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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