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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갈님 Aug 14. 2023

에세이 #5. 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미생들에게

2023.04.18 기록

어렸을 때부터 고민, 상념이 많아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때는 그런 이유가 혜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갖게 되는 건 줄만 알았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보니 혜안이란 것은 결국 시련, 번뇌, 갈등, 고통을 잘 겪어낸 자에게 주는 보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전보다 훨씬 유연해지고 마음도 단단해져 있고 업무에 있어서도 커리어에 있어서도 조언을 줄 수 있는 짬바가 있지만 이것도 그만큼 산전수전공중전(?)을 겪고 난 훈장 같은 거다.

쉬운 것은 없었다.

세상은 모든 것이 give&take다.



성인이 되어하는 고민 중 ‘나의 커리어에 있어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그 길로 잘 나아가고 있는가?’는 직장인들이 하게 되는 큰 고민이다.

그런데 종종 그 한계치를 타인이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너 정도면 성공했지’

‘너 잘 나가잖아’

‘내가 봤을 땐 정점 찍고 있어 너’

칭찬으로 하는 말이겠으나 나는 비슷한 말을 들으면 오히려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나라는 사람은 식욕, 물욕은 많지 않으나 경험욕이 굉장히 강하다. 그래서 커리어에도 욕심이 많다.

그러나 욕심에 비해 아직 나의 선한 영향력은 목표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고 좋은 팀, 좋은 데이터 분석가와 엔지니어를 성장시키는 일에도 훨씬 더 크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싶다. 또, 더 큰 레벨의 조직을 management 해보고 싶고, 훗날 가치관이 잘 맞는 사람들과 사회를 이롭게 하는 프로덕트를 만들어 공헌하고 싶기도 하다.

-하고 싶다.로 끝나는 것이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기도 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그 과정 중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이 내 커리어의 정점, 꼭대기,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하면 사실 좀 허무하고 매우 조급해진다.

그러면서 지금이 진짜 중요한 시기인 것 같은데 내 현재 상황이 최선인가? 에 대해 끝없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 같다.

16년 정도 일했으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덜 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심해져서 그것도 고민이다(하하;;)

시간 부족에서 오는 촉박감, 기회가 몇 번이나 있을까 싶은 불안함, 그래서 더 결정에 신중함이 필요하고 또 지금 넘어지기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등 이유가 넘친다.



내가 아직 부족해서 이렇게 고민이 많나? 싶은 찰나,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이전에 운 좋게도 데이터사이언티스트 1세대인 업계 유명 인사분과 같이 업무하고 회식도 가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 정도 레벨이면 이룰 대로 이루고 가질대로 가졌을 테니 큰 걱정 없으시겠다 생각했는데 그분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하시면서 이런저런 넋두리를 하셨던 게 기억난다.



그래, 결국 다 똑같다.

주니어던 시니어던 업계 TOP이던 모두가 커리어의 현재와 NEXT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그런 고민과 선택의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게 직장인의 숙명 같은 것이다.

그 과정에 좋은 기회도 오고 아니면 선택을 잘 못해서 힘들어도 보고.. 모 그런 것 같다.

힘들어도 이겨내다 보면 첫머리에 썼듯 시련을 통해 성장하고 넓은 시야와 혜안을 얻을 수 있으니 어떻게 보면 그 역시도 좋은 기회라 생각하면 좋겠다.

좋은 경험, 안 좋은 경험 모두 버릴 것은 없고 결국은 미래의 나를 있게 할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가다 보면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정한 내 정점’을 만끽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게임유투버 혜안님이 자주 하시는 박새로이 명대사를 적으며..

오늘도 번민 중인 세상의 모든 미생 화이팅!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 내 인생 이제 시작이고, 난!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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