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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Apr 18. 2020

22. '모슬포'는 '몹쓸포'? '못살포'?

모슬포의 어원에 대하여

얼마 전, 이웃들과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모슬포항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한 이웃 얘기가 모슬포가라는 지명이 '몹쓸포'라는 것에서 나온 지명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문득 그게 진짜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찾아보았다.


과연 '모슬포'는 '몹쏠포'에서 왔을까?


모슬포는 어딜까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제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모슬포의 위치부터 알아보자. 모슬포는 제주도 남서쪽 끝에 있으며, 모슬봉을 등지고 있으며 남서부 해안은 암초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포구는 중앙에 돌출한 작은 반도에 의해 항구가 좌우로 양분된다. 포구는 항내가 좁을뿐더러 어항으로만 발전해 왔다. 모슬봉, 송악산에서 남해를 바라볼 수 있는데, 가파도, 마라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모슬포의 어원

모슬포는 많은 사람들이 '몹쓸 바람이 부는 곳'이라는 뜻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난하고 먹고살기 힘들어 '못살포'라고 불리다가 '모슬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모슬포의 원래 어원은 '모래가 많은 바닷가 마을'이라는 데에서 유래했다. 제주도가 하나의 나라였던 탐라 시기에 '모실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모실은 모래를, 개는 갯가를 뜻한다. 이후에 모실개는 모슬포가 되었고, 모슬포는 '모래가 많은 바닷가 마을'이라는 뜻이다.


왜 몹쓸포가 되었을까 - 바람이 많이 불어 살기 힘들다?

제주는 바람이 많이 불기로 유명하다. 삼다도에 바람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그런데 겨울에는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한라산이 막아주어 서귀포는 상대적으로 바람도 적고 따뜻한 편이다. 그런데 한라산 좌우로 가장자리는 바람이 많이 부는데, 모슬포 또한 그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많이 불기는 하지만 못 살 정도로 몹쓸 바람이 부는 곳은 아니다.


왜 못살포가 되었을까 - 먹을 것이 없어 가난하고 살기 어렵다?

한국전쟁 때 신병교육대는 모슬포로 이전을 했다. 신병교육대 인원이 수 만 명이었으니,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천막 이외에 방법이 없었다. 여기에 가족들의 면회까지 이어져 대정읍에는 유동 인구가 7만이 넘었다. (2019년 기준으로 대정읍 인구는 2만 3천 명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 전쟁터에 끌려갈지 모르는 배고픈 신병들과 바다 건너 면회 온 가족들에게 모슬포는 어떻게 보였을까? 아마도 그들의 처지를 빗대어 '못살포'라고 불렀을 것이다.


모슬포는 겨울에 찾아라

모슬포에는 근처 송악산도 있고, 산방산도 가깝기도 하다. 곳곳에 피어있는 유채꽃은 봄철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변에는 추사기념관도 있어 추사 김정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라도, 가파도에 갈 수 있는 배도 모슬포항 옆에 있는 운진항에서 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VisitJeju.net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시기는 겨울일 것이다. 물론 밖에 돌아다니기에는 바람도 많이 불지만 겨울에 인기 있는 이유는 '방어축제'가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모슬포항에서 열리는 방어축제는 육지 어느 곳보다 싱싱하고, 맛있는 방어를 맛볼 수 있다. 유명한 식당들을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횟집을 찾아 회를 떠서 먹으면 훨씬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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