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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사랑을 직역하면 아픕니다 ENG

연재 관련

by 명형인

안녕하세요. "사랑을 직역하면 아픕니다"의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 둘 다 연재 중인 명형인 작가입니다.


제가 글 모임을 시작하면서 브런치 북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비록 올해 연말이면 끝나는 글 모임이지만 연재는 총 30회 분량으로 내년 중순까지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글을 쓰면서 좋은 일도 많았지만 애로사항도 많았습니다.


한국어로 글 쓰는 것도 힘든데 왜 영어도 함께 하냐는 말을 제 주변 지인들도 많이 하셨습니다.

사실 저도 한국어랑 영어를 둘 다 쓰는 게 힘듭니다.

한국어랑 영어는 전혀 다른 언어 구조 시스템에서 시작하고, 맥락과 독자들의 사고방식도 다릅니다.

영어는 영어권 독자들 입장에 맞춰 은유와 표현을 다듬어야 합니다.

한국어도 한국 독자들에 맞춰 비유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사랑을 직역하면 아픕니다"의 한/영 버전을 둘 다 읽어보신 분들은 글이 상당히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영어만의 말맛이 있고, 한국어만의 아름다운 표현이 있습니다.


제가 한/영 버전을 동시 연재 시작한 것도 나름대로 오기를 부린 게 있었습니다.

제가 많이 받는 오해와 지적들 중 하나가 언어를 잘 쓰는데 묘하게 못 쓰는 거 같다는 말인데요.

사람들이 제가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가지고 "미국에서 자랐으니까" 한국어가 어색한 거라는 프레임을 많이 쓰우시더라구요.

모르는 사람들도 프레임을 쉽게 씌우지만 저랑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심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자랐으니까, 언어가 어색하다고 말하는 주장에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대한 외국인들 중 한국어를 매끄럽게 사용하는 분들도 많으시니까요.

저는 이 프레임을 깨고 싶었습니다. 글은 문법이 크게 작용합니다. 기본기가 중요하죠. 저는 한국어에선 어긋나지만 꼭 해보고 싶은 실험이 있었습니다. 지금 연재하고 있는 "사랑을 직역하면 아픕니다"가 제 실험작입니다. 언어를 탐구하고 싶었고, 증명해내고 싶었습니다.


저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머릿속에 든 생각이 많은 사람입니다. 머리가 빨리 돌아가니 언어가 따라가지 못한다고 저를 5년간 상담해 주신 심리상담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게 기억납니다.


어쩌면 맞을지 모른다 생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속도는 사실 빠르지 않습니다.

초안에서 퇴고까지 2주 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중간에 수정하는 과정을 상당히 많이 거치고 글 구조를 샅샅이 뜯어내 재 구성하는 스타일입니다. 지금은 1주 연재라는 압박감 덕분에 속도가 많이 붙었습니다.

글 모임이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법과 언어의 틀에 대한 개념을 깰 수 있다는 사실은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문학의 매력은 불온전함에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글은 요리조리 뜯어보고 실험할 수 있어서 매력이 넘칩니다. 이게 불온전함 만이 가질 수 있는 큰 무기가 아닐까요? 저 또한 제 글이 많은 독자들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 좋은 글을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랑받으려 하고 잘 쓰려하다 보면 글이 멈춰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글 쓰기는 제 영혼을 전부 쏟아붓는 일입니다.

영어랑 한국어를 동시에 연재하니 제가 일상생활이 잘 안 되고, 예비남편 퇴근하면 밥도 해주고 좀 도와야 하는데 이것마저 안되고 있습니다. 전 직장하고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오빠는 지금이 제일 바쁘고 중요한 시기여서 서로 서운함이 많이 쌓였습니다. 저도 글 한편 쓸 때마다 에너지를 소진하는데 지금은 두 배 이상 소모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영어버전 연재 주기를 수정하려 합니다.





수정된 연재 주기 (영어 버전 만!)


연재는 4주 동안 매주 1편씩 올라갑니다.

5주 차는 휴식 주간입니다. (연재 없음)

6주 차부터 새로운 4주 연재가 다시 시작됩니다.

즉, **“4주 연재 → 1주 쉬기 → 다시 4주 연재”**의 반복 구조로 진행됩니다.


독자분들은 매달 한 번씩 휴식 주간이 있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한국어 버전은 1주 연재 그대로 호흡을 이어가니 구분해 주세요 :)



제가 영어를 먼저 쓰고, 한국어로 번역해서 쓰니 오래 걸리진 않잖아?라는 질문도 받았습니다.

한국어랑 영어는 항상 분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글도 백지에서 시작하고, 영어 글도 백지에서 시작합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글 쓰기 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고민을 많이 해야 하고 번역 가공 같은 번역가들이 하는 업무를 제가 수행해야 합니다. 번역을 할 경우 표현이 부자연스럽고 그 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오역이 종종 생깁니다. 그래서 번역가들이 매우 존경스럽습니다.

이중 언어를 구사한다면, 제일 좋은 글쓰기는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것입니다.


글쓰기에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어 1주일 안에 작가+번역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건 장기적으로 독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연재글의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영어 버전은 숨 고르는 시간을 중간중간 가지고 싶습니다.

좋은 글을 전달할 수 있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한국어는 아름다운 표현이 많습니다. 영어는 리듬과 라임이 좋아 흥이 납니다.

저는 한국어와 영어 둘 다 매력이 있다 생각하고 연재글을 통해 언어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언어에 흥미를 느끼면 좋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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