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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토란 Dec 16. 2020

장마철의 욜로족

출근길 단상

  최장의 우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다. 장마면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기 마련이지만 가락보다 오락이 더 긴... 그런 시간이었다.


  출근길. 잠시 비가 소강 상태였다. 주차를 하고 걸어나오는 (출근길은 대부분 피곤하지만) 약 20미터 정도 늘 초록의 나무가 우거져 고향집의 그 풀냄새를 잠깐이나마 느끼게 해 주는 내가 너무나 좋하는 길이다. 대학교의 조경은 잘 관리되어져 꾸며져 있었고 수십년간 자라온 나무와 정갈한 풀들은 1분여의 힐링을 준다. 


  삐죽삐죽 침엽수가 울창한 곳을 지나오는데 정말 평소보다 두 배 정도의 데시벨로 매미들이 울어 재낀다.  생각해보니 땅에서 보통 4년 이상을 지내다가 겨우 세상 밖에 나왔는데 연일 비가 주룩주룩 이 시즌에 태어나는 매미들에겐 정말 다른 매미들보다 열배쯤은 더 절실한 시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측은한 마음 마저 들었다. 물론 불교에서 말하는 환생이나 전생의 기억이 없다면 그들은 살아 있는 일주일이 전부인 알테지만 그래서 다른 계절은 있는지조차 모를일이긴 하다.


  매미는 쳐다보면 위협을 느껴 울음을 그치니 애써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저 귀로 그들의 엇박자의 하모니를 들으면서 걸었다.


  그래, 더 열심히 신나게 노래하고 울고 즐기자. 연일 내렸던 비가 언제 또 쏟아질지 모르니. 

  You only live once! 진정한 YOLO족은 니가 아닌가 싶다. 



© USA-Reiseblogger,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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