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래야 한다. 아름다운 석양이 지는 공원에서 하우스 음악을 들으며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 (This is how life should be. Being at the park with best friends, listening to house music at this amazing sunset.)” 위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가끔 거실 티비에 이 영상을 틀어두는데, 물론 음악이 좋아서이지만 이 댓글이 좋아서이기도 하다. 누군가 내게 어떤 인생을 지향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도 저렇게 대답할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연이 멀지 않은 곳에서, 그곳과 어울리는 하우스 음악에 몸을 얹는 일일 거라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비트와 따스한 혹은 차가운 전자음들, 그리고 때로는 미니멀하거나 때론 압도적인 테크노 사운드가 우리에게 전하는 음향적 위로란, 아마 우리의 인생도 이런 댄스 뮤직처럼 심플한 감각으로 접근할 때 가장 즐거워지리라는 속삭임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지난 6월에 춘천에서 열린 에어하우스 페스티벌은 그런 면에서 무척 좋았다. 날 좋은 날 야외에서 기분 좋게 취한 채로 테크노와 하우스에 젖는 기분은 정말이지 너무도 오랜만이었다. 특히나 하늘거리는 푸른 나무들 위로 아름다운 낙조가 내려앉을 즈음 딱 그 공기에 맞는 하우스 곡들이 울려 퍼지던 순간에는, 극락이 있다면 이와 비슷하겠구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몸을 너무 흔들었는지 다음 날 뒷목이 좀 결렸지만,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한 그날의 여운은 생각보다 내 안에 오래 남아 흘렀다. 독일의 디제이 크리스 루노(Chris Luno)는 불과 1년여 전부터 다양한 컨셉의 믹스셋 영상을 찍어 올려 순식간에 유명해진 유튜버인데, 야외에서 듣는 흥겨운 딥하우스가 그리워질 땐 이만한 영상들도 없을 듯싶다. 단점이라면 볼 때마다 그가 부러워진다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