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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ed thoughts May 14. 2024

고개 좀 옆으로 돌리세요~

2024년 5월 12일 일요일 - 90일 차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밴쿠버에 사는 남자 친구를 보러 간다.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데 미국 시애틀에서 두 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국경에서 한 번 내려야 한다. 그곳에는 버스 승객을 위한 입국 심사 건물이 있다. 캐나다에 입국할 때는 캐나다 국경 건물만 보이고, 미국으로 돌아올 때는 미국 국경 건물만 보였다. 이 두 건물이 아예 다른 곳에 있는지, 아니면 가까이에 있는 건지 항상 궁금했었다.


 오늘 밴쿠버에서 시애틀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세 번째 줄에 앉게 됐다. 나보다 일찍 도착한 승객들이 이미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넓은 창으로 밖을 볼 수 있어서 앞자리를 좋아하는데 아쉬웠다. 세 번째 줄에서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옆 창문으로 밖을 봤다.

 미국 국경이 다가왔다. 창밖을 보니 내가 캐나다에 입국할 때마다 들어갔던 건물이 보였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 건물은 서로 마주 보고 있었던 것이다. 2년 동안 앞만 보느라 몰랐다. 고개를 조금만 돌렸더니 새로운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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