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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ed thoughts May 16. 2024

듣고 싶던 말

2024년 5월 15일 수요일 - 93일 차

☀ 최고 기온은 23도라는데 30도처럼 더웠다.


 오늘은 Windows Town Hall 미팅이 있었다. CVP가 윈도우 팀의 성과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미팅이 끝나고 내 스킵 매니저(상사의 상사) J와 함께 사무실로 돌아가게 됐다. J는 미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냐고, 궁금하거나 혼란스럽거나 놀란 건 없었냐고 물어봤다. 나는 compliance(법령 준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어서 혼란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서운했다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럽 연합이 제정한 Digital Markets Act(디지털 마켓 법안)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난 1년 간 열심히 일했는데 아무런 언급도 없었기 때문이다. J는 법안에 위반하는 게 없고, CVP가 걱정할 만한 게 없어서 언급하지 않은 거라고 했다. 언급되지 않은 건 우리 팀이 일을 잘해서라고 덧붙였다.

 CVP는 “compliance를 위해 열심히 일한 팀 덕분에 우리가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고 막대한 벌금을 내지 않게 됐습니다”와 같은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중요한 건 아니다. J가 해준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김소연 시인이 그랬다. 가장 현명한 말은 듣는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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