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요일 - 98일 차
☀ 종일 맑았다.
어제 친한 언니 집에 놀러 갔다. 언니에게는 28개월 딸과 11개월 아들이 있다. 아직 애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나는 언니에게 많은 걸 배운다.
아들을 안고 있는데 몸을 계속 늘렸다. 뭔가 요구사항이 있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물었다. “뭘 원하는 거야? 말을 해~” 애는 말도 없고 표정 변화도 크게 없었다. 언니의 남편이 “저도 잘 몰라요”라고 대신 답해줬다. 아들은 내내 엎드려 있거나 앉아 있거나 나한테 안겨 있었다. 심심할 것 같았는데 지루해 보이지는 않았다.
딸이 제일 많이 했던 말은 “마미, 컴”이었다. 그러면 언니는 딸을 열심히 따라가야 했다. 언니가 지칠 때쯤이면 “대디가 갈게”하면서 오빠가 나섰다. 오후 내내 언니 오빠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단 한 번도 짜증 내지 않고 지쳐 누워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언니 오빠가 존경스러웠다.
나는 애기들을 좋아한다. 예뻐하기만 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어제는 현실 육아를 경험했다. 언니 집에 반나절 정도 있었는데도 기가 쪽 빨린 기분이었다. 애기가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을 해도 어려운 게 육아라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