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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Apr 23. 2024

마이크로 매니징이 올바른 매니징에 적합하지 않는 이유

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 이상의 직책을 가졌다면 내가 이끄는 팀이 팀으로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직책자의 올바른 매니징은, 조직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성과(과정과 결과)가 무엇인지 알고, 계속적으로 팀으로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일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시스템으로서 작동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죠. 그래서 감독이 아닌 관리가 중요하고 사람 보다 일을 먼저 매니징해야 합니다. 매니징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적어도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호작용은 일와 일 사이, 일과 사람사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모든 상호작용을 말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문제를 뭉개거나 감추거나 편법을 쓰지 않고, 일이 되는데 '함께' 하도록이요.   



조직에서 이슈가 되는 마이크로 매니징은 그 상호작용에 있어 상당히 일방적이라고 생각해요. 마이크로 매니징은 부하직원의 행동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점검하며 과도하게 간섭하는 매니징을 의미합니다. 바람직한 성과를 위해 과정에서 논의하거나 나눠야 할 대화가 많음에도 그 대화나 논의가 일방적이라면, 구성원은 점점 대화를 잃어가거나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게 될 것입니다. 그럼 일이 되는데 있어 문제를 선뜻 드러내거나 말하는데 주저할 수도, 문제의식은 느끼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굳이 말하지 않게 되는 거죠. 그래서 마이크로 매니징도 그렇지만 어떤 매니징이든 장/단점이 있음에도 단점에 대한 개선이나 보완없이 더 높은 성과나 실적을 기대하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데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리더 대부분은 직원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스스로 먼저 행동하거나 의견을 내는 자발적 동기나 자율성이 부족하다고 말 합니다. 소위 시키는 것 외에 다른 것도 알아서 해주면 좋겠는데 시키는 것만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리더의 마이크로 매니징으로 직원의 업무 주도권과 자율성이 과하게 간섭받게 되면 직원은 무엇을 어디까지 본인이 결정하고 주도해야 하는지 모를 수 밖에 없죠. 리더가 지시한대로, 요구한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자신이 받게 될 피드백이나 패널티가 있기 때문에 굳이 주도적으로 추진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자발적 동기보다 말을 잘 듣는 직원들이라 생각하고 지시한 일이 더 빠르게, 실수없이 결과가 나오도록만 기대해야 해요. 


예전 읽었던 책에서 관리의 목적을 설명한 글이 있는데, 관리의 목적은 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다고 하더라고요. (책 ‘원점에서다’ 中) 사소한 의사결정까지 기다리면서 일을 하게 되면 일이 지연되거나 정체되기도 하고요. 팀장의 지시가 없으면 문제의식이나 뻔히 보이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수동형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로 인한 손해는 결국 회사의 몫이고요. 또한 ‘사람은 자율성, 독립성을 지향하며, 자기만의 취향과 욕구를 갖고 선택하고 표현한다. 지배 받는 것을 싫어하며 지배 받는다고 느끼게 되면 답답하고 불안에 시달린다’고 하네요. 통제와 명령, 지휘, 감독의 매니징은 산업화 시대의 유물로 간주되며 점차 조직에서 사라져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제, 명령, 감독이 아직은 흔한 모습이에요. 



물론 지금의 직책자가 지시나 명령에 익숙한 세대이고 그렇게 배웠으니 당장 바뀌지 않는 것도 이해는 해요. 다만 그 매니징이 우리가 모여 일하는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면 바뀌어야 하거나 상황에 맞게 매니징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상황에서 하나의 방법이 전부 정답은 아니기에, 적어도 직원의 역량이나 능력에 맞추어 마이크로가 필요한 직원은 마이크로, 자율성이 강하다면 애초에 방향이나 목표를 명확히 주어 중간 과정만 체크해도 되는 거죠.  


직책자는 일을 완수해야 하는 책임에 대한 불안이 있을 것입니다. 그 불안을 걷어내는 노력을 직접 하거나, 오히려 불안하다면 무엇이 불안한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훨씬 더 긍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리더인데 ‘틀리면 안돼, 나는 무조건 정답을 내야 한다’는 강박을 벗고 직원들의 답도 좋은 답이 될 수도 있다는 인정을 통해서만 매니징의 방법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니징의 방법보다는 성과를 내기 위해 그 방법이 옳은 것인지, 아니라면 방법을 어떻게 바꿀지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이것은 글을 쓰는 저에게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일은 되어야 하는데, 되기 위해 매니징이 도움이 되고 있는지 오히려 상황을 심각하게 만들거나 일을 지체하거나 팀 분위기를 와해하지 않는지 묻고 또 묻는거죠. 누구에게요? 당연히 같이 일하는 직원에게죠. 그래서 사람보다 일에 중점을 두고 관리할 수 있도록 조직이 나서서 알려주거나 피드백도 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성과를 올바르게 낼 수 있도록이요. 단, 이 과정에서 사람을 먼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먼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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