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상대하지 마십시오.
듣자하니 요즘도 번역자에게 판권 계약을 따 오라는 출판사가 있다더군요.
그걸 알고 놀랐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한 요구이기 때문이지요.
판권은 어디까지나 책을 만들어 팔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책을 생산 및 유통할 능력이 없는 번역자에게 나눠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판권 계약은 어디까지나 원저자(또는 그 대리인)와 출판사 간에만 성립하는 것입니다. 번역자가 에이전시 접촉해서 판권 관련 문의 해도 일절 답변 안 해줍니다.
만약 번역자에게 판권 계약을 따 오라는 출판사가 있다면 그런 곳은 상대할 가치가 없습니다. 둘 중 하나예요. 번역서 출간 과정을 모르고 있거나(심지어 창작서 출간 과정도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작 원고 판권은 창작자가 따오는 건가?), 책 내기 싫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저도 여태까지 10여년간 약 30권의 번역서를 냈지만 제가 판권 계약을 따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판권 계약은 오직 출판사만 따낼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