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짜로 받으면 극찬만 해 줘야 하나?
간혹 가다 보면 뉴스에서 요식업계 별점 리뷰를 가지고 사업자와 고객 간에 분쟁이 터졌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
사업자는 고객이 너무 짠 별점을 준다고 별점 테러라고 그러고, 고객은 내가 맛 없어서 별점 낮게 주는데 뭐가 문제냐고 그런다.
종이 장사 업계에서는 이런 일 없을 것 같나? 유감스럽게도 필자도 비슷한 일을 몇 번 당해봤다. 책을 무료로 나눠 주고 서평을 받는 서평 이벤트 때였다.
A사의 <갑>책을 이벤트 서평했을 때였다. 솔직히 중반부 이후에는 별 재미가 없었고, 책의 중심 주제에 동의도 못 하겠어서 5점 만점에 3점을 주었다. 그랬더니 무려 출판사 대표가 연락해 와서 서평을 지우라고 압력을 넣더라. 그 대표가 한 말의 요지는 대충 이랬다.
"우리 책이 얼마나 훌륭한데 왜 당신만 그 사실을 몰라?"
그 대표,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 책에 별점 낮게 주는 독자마다 찾아다니면서 키배를 걸더라.
B사의 <을>책을 이벤트 서평했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도저히 해당 분야 전문가가 감수했다고(책 표지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보기 어려울만큼 용어 선택의 오류가 많았다. 그래서 좀 어이가 없어서 오류난 부분을 서평에 다 적었더니 감수자 양반께서 친히 와서 서평을 내리라고 압력을 넣더라.
이 사람들, 이러면 본인들만 우스워지는 줄 정말 모르나?
책을 공짜로 주면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말의 상찬을 누릴 권한'을 자동으로 얻게 된다고 생각하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하여간... 그런 일을 당한 후로 위에 언급한 출판사 대표와 감수자가 관여한 책의 서평 이벤트에는 일절 참가하지 않고 있다.
또한 법적인 문제가 생길 때까지는 모든 서평을 양심적으로 작성할 것이고, 나의 책을 읽는 누구에게도 서평의 내용과 별점 숫자에 대해 일절 관여하거나 압력을 넣지 않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