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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Bori Mar 25. 2023

EP2. 공동의 목표 정하고 각자 기획부터 시작!

리추얼에서 시작된 독립출판 프로젝트 <내 이야기로 독립출판하기>

함께 하는 독립출판 프로젝트

두 달 이상 꾸준히 글쓰기 리추얼에 참여하는 메이트분들과 함께할 공동의 목표를 고민하다가 함께하는 독립출판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가볍게 준비한 <독립출판 맛보기>에서 보여준 메이트분들의 열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꿈꾸던 함.께.하는 독립출판 프로젝트가 가능해지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내가 아는 모든 걸 다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간 참여했던 각종 클래스와 강의자료를 정리해서 <내 이야기로 독립출판하는 법>에 대해 정리하고 1월 리추얼 기간 중, 온라인 미팅을 추가로 오픈해서 자료를 공유했다.  



독립출판이 뭐예요?

기성출판과 독립출판의 차이는? 각각의 장단점은? 

독립출판은 크게 어떤 단계로 이루어지나요? 

기획 : 다양한 독립출판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 보기, 기획안 써보기

제작 : 내가 쓴 글을 바탕으로 엮어보기, 글쓰기 수업 추천, 편집과 교정교열 방법, 디자인 툴 소개 등 

인쇄 : 인쇄방식, 부수, 가제본 만들어보기 

유통 : 입고 방법, 각종 독립출판 페어 소개 

독립출판이 왜 좋은지

독립출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목표 세워보기 


준비한 자료 설명이 모두 끝나고 온라인에 모여있는 이들의 표정을 보니 뭔가 개운치는 않아 보였다. '독립출판물'이라는 뭔가 제법 대단해 보이는 단어 아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일지 과연 지금껏 쌓은 글보다 더 많은 글을 꾸준히 쓰고 또 편집과 디자인까지 과연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은 듯했다. 독립출판의 과정을 다 알고 나서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압도되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우선은 각자가 '이런 걸 만들어보고 싶어!'라고 상상하며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의 기획방향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고민도 나누어보기로 했다. 


각자가 만들어보고 싶은 책의 방향과 지금의 고민


올해 꼭 독립출판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강원님부터 시작!

작년부터 독립출판을 염두하고 있었고, 리추얼을 하기 전부터 함께 글을 쓰는 글방 멤버들과 2023년에는 꼭 함께 독립출판하자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거든요. 9월의 북페어를 목표로 글을 쓰고 있는데, 4월까지는 완벽한 한 권의 결과물을 만들기보다 그때까지 완성된 글을 모아서 출력하여 중철제본으로 가볍게 만들어 보고 중간 점검의 기회로 활용해보고 싶어요.
오늘 독립출판에 대한 과정을 들어보니 제가 쓸 글의 순서나 제목을 생각해 보고 표지도 상상해 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두두

글 하나하나를 쓰는 건 별 부담이 없고 재미있는데,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고 생각하니 어떤 주제로 해야 할지 막막하고 잘 모르겠어요.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어떤 메시지를 담은 책을 만들어야 하지?' 계속 생각해 봤는데 강원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4월까지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기보다 그때까지 쓴 글을 모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두님이 리추얼에서 매일 쓰는 글은, 사실 나열식의 일기라기보다 오늘의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편하게 쓰는 편이라 그 자체로 한 편의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일단은 주제나 메시지에 얽매이지 않고 글을 많이 써보는 게 어떨지 제안드려보았다. 내가 쓴 글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관통하는 소재나 주제를 찾게 될 수도 있을 듯하고, 또 꼭 어떤 주제가 필수는 아니니 쓴 글을 무심한 듯 엮어봐도 좋을 것 같았다. 두두님 역시 '두두의 잡식사전' 느낌으로 일단은 많은 글을 써보겠다 하셨다. 


솔지

퇴사 후 휴식기라서 시간이 있으니 저는 조금 욕심을 내어 일단 1월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미니진을 만들어보려고요. 자존감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요. 
처음부터 종교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교회에 다니면서 나를 아끼고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되어 이걸 쓰고 싶은데 이게 종교이야기를 빼고는 이야기를 하기 어렵더라고요. 근데 소재가 종교이다 보니 너무 홀리하게 느껴지고 거부감이 들까 봐 걱정이 돼요. 
그리고 제가 직접 그림도 그려보고 싶은데 그림도 그려본 적이 없어서 1월까지 이걸 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솔지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지금 이야기하는 말 중에 나왔던 문장 "종교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닌데 나를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니 종교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이 책의 방향을 잘 설명하는 것 같아서, 제목과 소제목을 그렇게 가볍게 뽑아보면 어떨지 제안드려보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그림과 글을 함께 진행하지 않고 우선은 글을 모두 완성하고 이후에 여유가 되면 그림을 넣어보는 걸로 단계별로 진행해 보기로 했다. 


선혜

리추얼을 하면서 제 취미인 스노우보드로 에세이를 쓰고 있어요. 처음엔 그냥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써보려고 했는데, 보드는 생각보다 타인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취미생활이거든요.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불편하고 힘들었던 적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의존하는 게 싫어서 혼자서 하는 연습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타인에게 의존하던 행동들이 신기하게 바뀌어가는 걸 느꼈어요. 보드도 독립이 필요하다, 혹은 취미도 독립이 필요하다는 걸 포인트로 엮어보고 싶어요.  
고민이 있다면, 글을 쓸수록 저의 보드 역사를 자꾸 다 꺼내게 되어서 써야 할 글이 많아지고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나의 서사를 풀어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독자가 있다가 생각하고 이해를 도우려 하나씩 자세히 쓰다 보면 길이가 길어지게 되고, 글 쓰는 게 쉽지 않다 보니 과거의 글을 오랜 시간 반복해서 쓰다 보면 지겹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다. 선혜님의 경우는 '독립'이 포인트이니 처음부터 너무 상세하게 스토리를 쓰기보다 이 독립에 주요한 사건들을 우선적으로 써보는 게 어떨지 제안드려 본다.  


예진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한 이야기와 소비생활을 엮어서 리추얼에서 저의 이야기를 풀어봤는데, 막상 써놓은 글을 읽어보니 지루한 것 같고 중간중간 연결이 안 되는 부분의 글들도 많은 것 같아요. 나의 너무 사적인 이야기가 꼭 책으로 나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나에게 리추얼에서 쓴 글로 독립출판을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분이 바로 예진님이다. 나는 주말에 겨우 한편씩 써내던 글을 예진님은 평일저녁 매일매일 쏟아내셨다. 주제도 확실하고 글도 이미 많은 양이 나와서 어쩌면 이날 함께한 분 중에 글로는 진도가 가장 빠른 상태였는데 그래서인지 내가 초고를 다 모아서 읽어봤을 때 들었던 생각을 똑같이 하고 계셨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쓸모가 있을까?' 하는...

내가 들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 드렸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좋은 이야기! 나의 이야기를 엮어서 책으로 세상에 내어보는 과정은 그 자체로 나에게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되는 작업이라 꼭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유월

전 리추얼로 매일 쓴 글을 모아서 한 번 만들어보려고요. 

가장 심플하게 이야기한 유월님. 3개월이 넘게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간지완>을 쓰고 있는 유월님은 리추얼에서 쓴 글을 모아서 <일간지완>이라는 이름으로 엮어보기로 했다. 


BONUS! 유월님의 독립출판기

리추얼 시작부터 꾸준히 함께 쓰는 리추얼 메이트 유월님은 한 달간 강원도 초등학교에서 일하면서 매일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로 일기를 가득 채웠었다. 일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직접 그림을 그려 종이도 자르고 풀로 붙여 수제책자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 했는데, 2주간 뚝딱 준비해서 메이트 분들께 중간 과정을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도 나누며 완성했다. 말 그대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든 핸드메이드! (이 책 너무 갖고 싶어서 꼭 다시 독립출판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서로가 상상하는 그림과 고민을 꺼내어보니 진짜 현실화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시작부터 뿌듯하고 기대가 되었다. 함께하는 이 중에 이미 독립출판의 사례가 있어서 이 경험도 공유할 수 있으니 더 좋았고. 

무엇보다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잊을 수 없을 듯. 



마감 만들기 : D-day는 4월 밑미 북마켓! 

모든 일에는 마감이 필요한 법. 

너무 부담이 되지는 않는 선에서 모두 중간 점검의 기회로 활용해 볼 수 있는 목표가 필요했다. 

작년 가을 밑미에서 급하게 추진해 보려다가 하지 못한 밑미 북마켓(가칭) 프로젝트가 있었다. 돌아오는 봄, 날이 따뜻해지면 꼭 하려고 계획하고 있던 북마켓을 1차 마감일로 잡아보기로 했다.  

글을 쓰다가 완성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쓴 글까지만 엮어서 피드백을 받아보는 용도로 활용해 보자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모두 꼭 해보자고 수줍게 다짐하며 첫 온라인 미팅을 마쳤다. 

모두가 즐겁게 쓰는데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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