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리 Bori Jan 01. 2024

2023 Year-End Interview

지극히 사적인 기록 (feat. 2021-2022)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후 줄곧 ‘일단 도전, 언젠가는 다시 안정적인 궤도로 돌아간다’는 심리적 저항선이 있었다. 2023년은 그 저항선이 깨진 해이자, 나이대가 바뀌는 분기점에서 도돌이표 대신 2막을 선택한 해이기도 했다. 참으로 거창하도다. 


모험의 3년, 안테나를 밖에서 안으로 돌려 나를 탐구하고 중심을 잡는 시간 

2021년부터 줄곧 망설임과 주저함을 딛고 앞으로 발을 내딛는 시도와 도전을 했다. 완벽주의를 깨부수고 ‘일단 해보자, 뭐든 해보자’의 기세로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신나게 시작해서 열심히 노력했다. 한계를 마주하며 절망하기도 했다. 자존감도 덩달아 들쑥날쑥했기에 그 시간을 즐겼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평균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배우고 얻은 것이 많았다.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잘 해낼 나를 믿으며 너무 괴롭지 않게 과정을 즐기고 싶다는 것. 


에디터. 마지막(이길 바라는) 직업적 도전 

4월 퇴사를 했고, 6월부터 프리랜서의 형태로 여러 프로젝트를 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에디터로 또다시 새로운 출발.  내 이야기를 꺼내고,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욕구에 충실했던 시간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배우고 다듬는 훈련에 집중하고 싶다. 에디터로서 전문성을 계속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길이 맞을까’ 의심하지 않고 ‘하다가 안 되면 다시 돌아가지 뭐’ 하지 않고, 앞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이 길 밖에는 없다는 생각으로 실행하고 단련하려 한다. 포기하지 않고 파고들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기.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시기가 되면 놓아주기. 


업에 대한 시각의 변화 

휴식의 시기에 읽은 여러 책과 제주/미국 여행을 통해 인생관도 조금은 달라졌다. 일에서 자아실현을 하고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집착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고마운 것들, 감사한 사람들에게 많이 표현하고 베풀며 살고 싶다. 

2023년의 책 : 당신 인생의 이야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요즘 애들, 놓아버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다시), 후회의 재발견, 라틴어 공부, 에디토리얼 싱킹


리추얼의 변화

다이어리에 리추얼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메이트의 기록을 모아 벽돌책 같은 리추얼 북을 세 권이나 엮어냈고 완성하진 못했지만 메이트 인터뷰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글로 자기 창작물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글쓰기와 독립출판을 독려했고, 독립출판 프로젝트로 메이트와 팀을 만들어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참여했다. 

하반기에 하는 일이 달라지면서 글쓰기에 대한 생각도, 나의 리추얼도 점점 바뀌었다. 책을 읽고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문장과 단어를 내 키워드로 정리하고, 내 생각을 함께 쌓아가고 있다. 계속 훈련하면서 내 생각과 관점을 날카롭게 연마하고 싶다. 창작 욕구를 위해 억지로 무언가를 짜내기보다 기초체력을 기르면서 마음에 무언가가 차오를 때까지 자연스럽게 기다리자. 어떤 생각과 마음이 자리 잡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다시 던져보고 싶은 23년의 다이어리 속 질문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어디까지가 노력이고, 어디서부터 받아들여야 하고, 어디서부터가 욕심일까?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가? 어떻게 할 지에 따라 무엇을 훈련할지가 달라진다. 


풀고 싶은 물음표 :  타인과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세상과 타인에 대해 무서우리만치 무관심한 면이 크고, 한없이 나누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있다. 내가 관심을 두고 바라보는 대상이 무엇인지, 뭘 알고 싶은지 알아차리는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덧. 내년의 기록 생활 

여행 후 리추얼 안식기였던 11~12월에는 나의 다이어리도 올스톱. 2024년에는 부담되지 않는 리추얼을 만들어서 안식 없이 리추얼을 하자. 나를 위해. 

단어집에는 단어공부. 문장집에는 문장수집과 독후감. 5년 일기장에는 사실위주의 기록, 디깅 노트에는 긴 호흡의 생각. 

작가의 이전글 대중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순수함과 낭만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