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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i Apr 14. 2021

소진으로부터의 자기돌봄

심리도식치료 경험을 통한 핵심정서욕구 살피기

소진으로 사고가 멈춰버린다 photo by ante-hamersmit


일이 갑자기 홍수처럼 밀려들 때가 있다.

이 때는 개인적 욕심이 함께 커져가는 마음과 맞물려

일을 더 해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쯤에서 거절하고 숨돌리는 것이 맞는것인지

판단도 흐릿해진다.


자기가 소화할수 있는 체력적 한계점을 넘어서면

고요했던 마음은 갑자기 불같이 일렁거리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 감정이 몇일, 몇주 이상 지속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한다.

신체 배터리가 5%쯤 잔량이 남았다고 무의식 중에 경고음을 울리는 순간

모든 것을 멈춘다.

번아웃 Burn out, 소진이 일어난 것이다.



타인의 건강한 욕구표출과 인식을 도우며

때로는 재양육자의 역할을 해야하는 미술치료사, 상담사들은

자기관리의 경계를 놓치면 누구보다 빠르게 소진을 경험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게 쓰는 에너지만큼 자신을 돌보는 에너지도

비슷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심리도식치료에서는 치료사들이 자신의 핵심 욕구를 중심으로

충분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떤 한계점들로 인해

소진될 때까지 경계를 멈추지 못하고 있는지 꾸준히 살펴야 함을 언급한다.


나의 경우는 자신에 대한 엄격한 기준, 미래를 위한 자기희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인식하는 순간 욕심으로 인해 한계를 벗어났던 모든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일정을 길게 조정하며 균형을 맞추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이를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일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신체, 정신 건강에 급격히 무리가 올 정도로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루 이상의 충분한 휴식시간 안에 산책과 광합성을 통해 마음의 여유 갖게 되고,

운동으로 감정의 정화와 신체감각이 활성화 됨을 안다.

잠시 시간을 내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마저도 시간이 없다면 짧은 전화통화로 소통을 대신한다.

또 하루 이틀의 여유 시간이 더 있어야

일지를 쓰며 분석 및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치료사의 자기성찰도 가능하다.

빛이 잘드는 카페에 앉아 논문들을 여유있게 읽어볼 수도 있다.

또 미술치료와 상관없는 새로운 분야의 경험들을 조우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이보다 더 편안한 마음이 될 수 없다.


이렇게 내가 마음의 평안함과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들을

심리도식치료에서는 핵심정서 욕구를 돌보는 방법의 예시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Joan M. Farrell , Ida A. Shaw, 2020)


1. 유대감

-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족, 동료, 친구들 등)

- 감정을 표현하고, 안전지대에서 방출하며, 사적인 생각과 걱정들을 공유하기

- 계속해서 열정적으로 자신의 취약한 하동과 함께하는 내면의 대화 유지하기

2. 자율성

- 매일의 행동을 통해 자신의 핵심가치들을 키우기

- 자기인식과 관련된 선택하기. 자신의 창조성을 위한 발전 수단 찾기

- 심리치료와 관련되지 않은 흥밋거리(여행, 취미 등) 찾기

3. 역량

- 영감을 주는 워크숍을 수강하고, 전문적인 분야와 관련된 독서 계속하기, 슈퍼비전 활용하기

- 지식을 심화시키기 위한 특별한 분야에 집중하기

-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학회에서 훈련을 시키거나 논문을 발표하기

4. 건강한 제한

- 자신의 사생활과 직업적인 삶 속에서 조직되어 있다.

- 목표를 설정한다.

- '해야 할 일' 목록을 따른다.

- 충동적인/비훈육된 아동 양식들이 촉발되었을 때에 주의한다.

5. 자발적인, 즐거움

- 친구나 동료, 아이, 혹은 애완동물과 함께 노는 시간을 확보한다.

- 즐기는 레저 활동을 위해 시간을 빼둔다.

-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고 즐거워 보이는 놀이가 있을 경우 열린마음으로 대한다.

- 함께 이임하거나 동물원 또는 놀이공원에 갈 친구들을 만든다.



나를 돌보는 방법으로 정의된 행동예시들을 살펴보니

유대감, 자율성, 역량, 건강한 제한을 유지하고 있으나

자발적이고 즐거움의 시간을 미처 갖지 못하고 있다.

나를 위해 정말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만큼

즐거운 여행을 계획해 본다.




reference

Joan M. Farrell , Ida A. Shaw(2020). 내면으로부터 심리도식치료 경험하기 치료자를 위한 자기실천 및 자기성찰 워크북(송영희, 이은희 역). 학지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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