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항목: 집단원별 회기 관찰 내용 1
회기 전반적인 기본 정보들을 모두 적고 나면 본격적으로 대상자 개개인에 대한 관찰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행동관찰 특징과 작품 특징, 작품 사진을 기입하기 이전에 대상자의 기본 정보(부분 익명처리한 이름, 성별, 나이)를 적는다. 성별은 Male, Female의 약자를 사용하고, 나이는 한 해 년도를 기준으로 한 만 나이로 표기한다. ex. 2000년생 남자 - M/19) 집단원이 많은 경우 기관에 따라 동일한 성별이나 또래집단 등 대상자들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집단원별 회기 관찰 내용의 순서 역시 집단원 이름 가, 나, 다 순으로 일률적으로 틀을 잡아 놓는다. 그리고 개인별로 작품사진, 작품 제목, 행동관찰 특징, 작품 특징을 기입한다.
기본 내용 작성이 끝나면 회기 내에서 관찰되었던 대상자의 행동에 대해 서술할 차례이다. 보통 일지에서 행동관찰만 작성하는 것과 달리 미술치료에서는 작품이미지와 함께 작품특징에 대해서도 기술해야 한다. 그러면 대체 행동관찰과 작품특징은 무엇을 적어야 하는 것일까?
행동관찰은 말 그대로 치료사가 일정 시간 동안 보인 대상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관찰을 기록하는 것이다.언어적은 말 그대로 입을 통해 나온 소리들이다. 비언어적은 말로하는 표현 외의 대상자에게서 관찰될 수 있는 모든 것, 표정, 특정몸짓 등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시간 흐름의 순서대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중구난방 기억나는 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미술치료 진행과정이 도입 - 본활동 - 소감나누기 - 마무리로 나뉘어져 있는 것을 활용해 시간대를 구분해 기억한다. 관찰수첩에도 보통 시간 순서대로 적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집단으로 진행할 경우 대상자별 특징을 적느라 시간을 무시한 채 빠르게 메모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 진행과정 순서를 기억하고 내용들을 재나열해본다.
예를 들어, 대상자 A에게서 보여진 행동메모를 확인하니
'작품을 끝까지 만들지 못함'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보임' '점토를 싫어하고 탐색을 거부함' '5분 일찍 입실해 치료사와 대화 나눔'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를 시간으로 순서를 추측하고 다음과 같이 흐름대로 나열할 수 있다.
'(시작 전) 5분 일찍 입실해 치료사와 대화 나눔' - '(도입 후 매체 탐색 시) 점토를 싫어하고 탐색을 거부함' - '(본활동 후반) 작품을 끝까지 만들지 못함' - '(소감나누기 시)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보임'으로 말이다.
굉장히 사소하고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간을 보다 작은 단위로 쪼개거나 특정시간이 기억난다면 위의 예시에서 5분 일찍 입실했다고 표현한 것처분 정확하게 기입해주면 좋다. 정확한 시간제시는 대상자의 특성이나 성향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판단되는 행동이며, 치료사가 시간기록을 하고 있었던 경우에 적으면 된다. 30분 여 이상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작품만들기에 집중했다거나, 본활동 시작 후 10분 이상 교실을 이탈에 들어오지 않음과 같이 말이다.
일지 작성 중 행동관찰부분은 정확성과 흐름이 중요하다. 위의 예시는 매우 간단하고 누가 봐도 예측가능한 내용이었지만, 녹취가 이루어지지 않고 약간의 메모와 기억력에 의존해 시간의 흐름대로 대상자의 행동을 적어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는 높은 집중력을 요하고 쓸것과 배제할 것을 판단하며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러면 써야할 것과 배제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있는 그대로의 기준은 무엇인가?
우선은 일지를 처음 쓸 때 '시간의 흐름대로 적는다'를 기억하고 대략적으로 적어본다. 인사부터 치료사와 이야기 나눈 부분, 매체를 탐색할 때의 태도, 작품을 만드는 모습, 도중에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작품완성하고나서의 만족도, 작품에 대한 소감, 집단원간 오간 이야기 등 다양하고 많은 내용이 가득차게 될 것이다. 이 때살붙이기와 가지치기의 기준은 반복 그리고 변화이다. 대상자를 관찰할 때 반복되는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은 기억에 남게 된다. 반복으로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그 당시의 대상자가 지닌 고유의 성향이자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향성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다. 이후 미술치료를 경험하고 여러 회기가 지났을 때, 매번 반복적으로 관찰되던 모습이 차츰 사라지고 새로운 행동패턴이 나타났을 때 변화가 된다. 또 진행순서 상 일정한 시간대의 행동이나 표정, 행동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는 것도 변화이다.
예를 들어 도입부를 기준으로 첫 회기, A는 치료실에 들어와 아무런 인사 없이 가장 끝 자리에 착석했으며 주변 눈치를 보았으나 집단원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2회기 짧게 목례했으나 여전히 말이 없었으며 주변을 계속 살피는 모습을 보였고, 간혹 얼굴을 찡그렸다. 3회기 목례 후 짧게 인사말을 하고 말없이 자리에 착석 후 옆자리에 앉은 사람 방향으로 몸을 돌려 활동했다. 4회기 목례 후 눈을 마주치고 오늘 활동이 어떤 것인지 물었고 옆자리 사람에게도 먼저 인사했다.
진행과정 중 도입부라는 일정한 시간대의 행동들이다. 이 내용을 첫 회기 일지에 작성하기에 앞서 행동들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A의 행동 중 인사없이, 말없이, 대화하지 않고와 같은 반응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렇게 여러 번 관찰되었던 행동을 기준으로 시간의 흐름대로 적어본다. 처음 시작하는 낯선 환경, 집단이라는 명확한 사실 상황 속에서 나타난 A의 모습을 보여진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회기부터는 이것을 A의 기준 성향으로 가정하고, 또 반복되는지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가정'하는 것이다. 변화를 확인하려면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이 기준점이 첫회기에 관찰되었던 모습일 뿐이다. 수 많은 모습들 중 하나의 단편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시작점으로 두는 것이지, 그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관찰 기록에서 배제해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록하는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다. 첫회기 나타난 모습만으로 상호작용이 전혀없고 눈치를 살피는 등 부정적인 타인에 대한 회피반응을 가진 사람이라 판단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시의 4회의 도입부 관찰내용을 보면 A는 환경에 접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단계적으로 상호작용을 시도해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첫회기와는 다른 변화되는 모습이다.
행동관찰특징에는 이렇게 눈에 보이는 모습들, 귀로 들었던 이야기들을 실제 일어났던 상황 그대로 적는다. 판단은 배제한다. 있는 그대로는 표현한다는 것은 그 장소에 있지 않은 사람이 읽더라도 언제, 어떻게, 무엇을, 누구와 등을 명료하게 기입해 마치 그 자리에서 함께 관찰한 것처럼 기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따로 적지 않는다.
예를 들어 A가 주변을 살피면서 얼굴을 찡그린 모습을 관찰하고 적었다. 이것은 보이는 대로 적은 것이다. 만일 관찰자가 A가 주변을 살피면서 불편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라고 했다면, 이 때 불편한 듯은 관찰자의 주관적 의견이 된다. 그러나 만일 A와의 대화를 나누었을 때 주변이 불편했다고 직접 들었다면 사실이 된다. 주관적 의견을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객관적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관찰하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Y라는 관찰자가 적었을 때 그 자리에 없었던 Z라는 타인이 일지를 읽었어도 판단없이 똑같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대로 전달해야하는 것이다. 치료사의 주관적 의견은 회기가 중반 이후로 넘어가 대상자의 성향을 어느정도 파악했을 때, 특정 행동에 대한 치료사의 견해를 적거나 일지 뒷부분 치료사의 개입 및 평가 부분에서 나타내면 된다.
◎ 행동관찰 특징, 이것만 생각하고 적으면 쉽다! ◎
시간의 순서대로 (도입 - 본 활동 전, 중간, 후 - 소감나누기 - 마무리)
반복적으로 관찰된 행동들을 기억하자
변화와 반복 체크를 위한 기준점을 만든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