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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요리 Nov 22. 2022

순간순간 소중하게

마음먹은 건 미루지 말자

언니 가족이 미국으로 출국한 지 일주일, 공항에서 배웅하면서도 혼자 울었고(주접….) 돌아오는 길에도 택시에서 훌쩍거리며 주접을 떨었다... 택시 아저씨가 시련당한 아줌마 아니면 사연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을 거 같다. 아이가 없었다면 텅 빈 집에 돌아와 혼자 우울감에 젖어있었겠지만 엄마는 또 그럴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더라. “태리야 엄마 쓸쓸해…” 라며 하소연하는 걸로 내 기분을 풀어보았다.


워낙 언니와 가깝게 지내기도 했고, 내가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로는 계속 같이 살다가 결혼하고도 가까운 거리에서 거의 한 덩어리 (뭔가 이 표현이 맞는 듯)처럼 지내와서 주말에 복작복작 애들하고 같이 지지고 볶는 시간들이 당분간 없을 거라 생각하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섭섭함이 밀려왔다.

향후 5~6년은 같은 동네에서 주말마다 만나고, 일상을 매일매일 공유할 수는 없겠구나 싶으니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이건 아직도 ing... TT


지금의 이 기억, 마음을 가지고 원가족과 살던 미혼 시절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만, 돌아보니 엄마, 아빠와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 아빠가 노래 부르던 캐나다 로키여행이나 미국 로드트립, 엄마 아빠와 추운 겨울 삿포로 가보기, 하얏트 호텔에서 철판요리 먹기 등 나 혼자 생각만 하다 실천하지 못한 to do list 들을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언니 가족이 미국으로 가고 나서 일주일 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며...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은 가야지, 지금 우리가 같이 하는 순간순간, 주어진 시간을 더 충실하게 보내자 마음먹었다. 언니가 미국에 있을 때 온 가족 같이 여행도 하고, 아빠가 가고 싶어 하던 캐나다 로키여행도 하자! 다음 겨울에는 부모님 모시고 일본 여행도 가고, 기념일에 철판요리도 먹자. 애기랑 같이 가면 힘들어서, 시간이 없어서 이런 건 다 핑계다. 힘들어도 못할 일은 없다, 나중에 정말 못하게 되었을 때 후회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다.


귀엽지만 시끄러웠던 내 사랑 조카 1호와 2호도 미국으로 가고 나니 딸 태어나고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한 미안함, 전처럼 온 마음 다해 예뻐해 주지 못한 마음에 너무너무 속상했다. 여름에 오면 찐하게 놀아주고 사랑해줘야지. 미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가장 힘들었을 언니와 형부에게도!!

그리고 딸의 가족을 보내고 누구보다 허전할 우리 엄마, 아빠와 꽉 찬 qualty time을 많이 보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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