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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요리 Nov 24. 2022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규모 있는 살림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우리는 각자 수입을 각자 관리해왔다.  

공동으로 비용을 모아 생활하지 않고 각종 생활비 (생필품, 관리비, 아이 관련 비용 등등)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반전세이기 때문에 집 월세, 시터 이모님 급여 등은 남편이 부담하는 등 아주 대략 구분하여 생활을 해 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아주 부족한 살림은 아니었기에 규모 있게 생활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결혼 6주년이 된 올해, 불과 지난달부터 나는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남편과 지금 우리의 소득, 저축, 목돈이 나가야 하는 부분 등등을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정리하고, 우리의 목표 (특정 지역에 있는 집의 매매 --> 나의 바람이자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저축액, 월별로 어느 정도는 모아야 한다를 정했다. 진작 했었으면 더 큰돈을 모았겠구나 생각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한 게 어디야!! (초긍정)


평소 과소비를 하는 성향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돈을 쓰는 내역을 기록하고 보니 생각 없이 빠져나가는 돈이 정말 많았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관리비, 통신비, 교통비, 보험료, 기타 (비데, 정수기 등), 그리고 기부금과 가족회비 등 당장 줄이기 어려운 비용들만 해도 거의 100만 원. 그 외에 아이 관련해서 꼭 사야만 하는 기저귀, 우유, 식재료 등의 비용 등 줄이기 어려운 비용이 생각보다 많다. ㅠㅠ 조정이 어려운 비용을 제외하고 나니 줄일 수 있는 건 나의 불필요한 인터넷 쇼핑이나 외식비뿐이더라... 이제 막 한 달 정도 가계부를 썼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씀씀이를 줄이는 게 쉽지 않아서, 일단 사소한 것부터 줄여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1. 스타벅스 커피: 출근길 마시는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내 일상의 활력이었기에 당장 딱 끊어버릴 수가 없었다. 대신 자동 결제되도록 등록해둔 카드를 해지하고, 한 달에 5만 원 안에서 쓰는 걸로 그 외에 여기저기서 선물 받은 쿠폰 등을 알차게 쓰고 있다.

2. 불필요한 인터넷 쇼핑 줄이기 + 물건 살 때 이틀은 생각해보고 사기: 요즘은 카드 등록도 할 필요 없이 핸드폰에서 간편 결제가 되니 손쉽게 이것저것 사게 되었는데,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일단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려고 한다. 생각해다 보면 크게 필요 없을 것 같아 안 사게 되거나, 운 좋게 세일 타이밍에 걸려 득템 하는 경우도 생기더라!

3. 불필요한 물건 정리하여 부수적인 수입 만들기: 안 쓰는 가방, 옷, 살림살이를 정리하여 집도 깨끗하게 하고 부수적인 수입도 만드는 중. 사실 생각해보면 어차피 중고로 팔 거... 안 쓸 거 같은 건 처음부터 안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 ㅎㅎ

4. 목돈 지출 줄이기: 가장 큰 건 내년에 아이가 기관에 가게 되면 풀타임 시터 이모님에서 하원 이모님으로 교체를 예정하고 있다. 시간이 반 이상 줄어들기에 이 부분에서 일정 금액의 저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 남들은 진작 다 하고 있었던 일이겠지만, 일단 가계부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알 수 있어 이전보다 쓰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 얼마나 불필요한 지출이 많았었는지 알 수 있었고, 내가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도 알 수 있다. 내년에는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로 생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할 수 있겠지? (올해는 가전 구입하면서 새로 만든 신용카드를 유지해야 하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일단은 사용하는 중)


규모 있는 살림을 통해 장기적인 목표 외에 꼭 하고 싶은 두 가지는,

조금씩 조금씩 깨알 저축해서 내년 아이 두 돌에 예쁜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 찍기!

그리고 가족들과 해외여행 하기!


여담으로...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워라벨, 회사 문화 좋은 곳 등이 회사를 고를 때 나의 최우선 순위였는데, 장기적인 목표가 생기고, 달성해야 할 목표 저축액이 생기다 보니 돈 많이 주는 곳이 가고 싶어지기도 하더라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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