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erish Mar 22. 2020

상식

N번방 사건과 상식.

상식적인 사회


어제와 오늘,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함께 연일 포털이 뜨거웠다. 오랜만에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N번방 사건으로 새로운 챌린지가 시작되었다.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 끊임없던 2차 가해. 그리고 텔레그램 탈퇴 요청까지. 그야말로 비상식이 상식을 덮어버린 그런 날이었다.


그런데, 이 사회가 비상식에 잡아먹혀버린 것이 처음이었을까? 처음 N번방 사건이 세상에 나타난 것은 3개월도 전이다. 12월에는 텔레그램 성착취를 막는 리셋이라는 프로젝트가 처음 도입되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N번방 사건에 대해 청원할 것을 요청했었고, 이후 확산되는 듯하다가 텔레그램 가입자만 늘어나는 일로 흐지부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 N번방 이야기를 접한 1달 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피해자에게 2 차가 해를 가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번이 몇 번째일지 모르는 오늘에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며 말했다.

쓰레기들이 26만이나 되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몰라서 그렇다. 사실, 이 뚜껑을 까 보면, 구역질 나는 일들이 천지다. 아직 공론화가 되지 못해, 주목받지 못할 뿐, 각종 기상천외한 벌레와 쓰레기는 득실거린다. 소라넷, 버닝썬, 일베 그리고 텔레그램까지.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어 왔다. 그렇기에, 오늘날 어린아이가 입에 담기 힘든 가학적인 행동을 하기까지 수많은 발판들이 존재했고, 가해자는 당당하게 처벌을 기만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몰랐다기보다, 알고 싶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가 이미 예견되어 왔다. 그동안 행해졌던 비상식 중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상식적이지 못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베, 소라넷, 미투, 버닝썬, 몰카까지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은 역사는 없다. 가해자는 더욱 당당하고, 피해자를 기만하는 지경에 이르는 오늘날의 N번방까지. 모두 수많은 복선을 던졌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나서서 하는 N번방 청원 인스타 챌린지가 나에겐 복잡 미묘했다. 이 관심을 잃지 않고 이어나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리고 모두 인간답게, 상식적인 범위에서 살아야 한다. 상식적이지 못한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N번방 사건, 벗방 카르텔, 미국 대통령의 '차이나' 바이러스 표현, 신천지, 도쿄올림픽까지.

오늘 하루에만 내가 본 비상식은 몇 가지인가.


세상엔 아직도 비상식이 넘쳐흐른다.

우리는 짧은 시간 슬퍼하고, 오랜 시간 분노해야 한다.

상식적인 사회로 가는 앞으로의 길에 모두가 함께하기를.

그리고 마침내 상식에 다다르기를.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6819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6880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6885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6879


작가의 이전글 누가 그 여자를 죽였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