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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Apr 27. 2019

#9. 콜영업에 과연 정답이 있을까?

자동 응답기가 되고 싶지 않아

누군가 내게 영업 활동 중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물으면 망설임 없이 '콜드콜'이라 답할 것이다.

콜드콜은 잠재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서비스를 소개하고 미팅을 잡는 일을 말한다.


의료기기 영업을 할 때는 미리 배정받은 70여 명의 담당 고객을 찾아 상품을 판매했  스타트업에서 어딘가 꽁꽁 숨어있 고객을 직접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전화를 통한 영업 활동은     영업의 첫 단추였다.


출처 = unsplash.com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 내게 콜드콜은 지겹도록 단순한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고객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사람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순서대로 전화를 돌렸다. 무작정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앵무새처럼 똑같은 인사, 똑같은 서비스 소개만 반복했다. 잘하는 방법 따위는 없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상대가 바쁜데 왜 전화를 했냐며 짜증을 내거나 스팸이라 판단하고 갑자기 전화를 끊 면 다음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속되는 거절에 멘탈을 잡기 어려워질 때가  1층 카페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다시 다음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슬슬 내가 영업 사원인지 녹음 기계인지 헷갈리고 더 이상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면 잠시 엎드려있다 다시 다음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팅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100 콜을 돌려도 나를 만나겠다는 사람 한 명을 찾을 수 없는 날이 있던 반면, 신기하게도 어떤 날에는 30 콜 중에 10명이 나를 만나보고 싶다   . 그런데 성과가 좋은 날에도 '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콜드콜을 잘하는 방법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반년쯤 지났을까? 들쭉날쭉하던 콜드콜 성과가 점차 안정화 . 하루에 미팅 3건을 잡는 날도, 전화로 계약까지 성사시키는  .  '콜드콜에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방법 같은 것이 있 않을까?'라는     그즈음이었다.




#1. 당신, 잡상인이지?


개인적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잡상인 취급을 받을 때 멘탈이  흔들렸다. 고객이  우리 취미 여가 플랫폼에 입점을 하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할 준비가 되어  . '함께 잘 됐으면 하는 마음' 은  나의 진심이었다. 그래서  진심이 상대의 짜증으로 되돌아    좌절을 느. 하지만   수십 명의 손님을 응대하느라 언제나 바쁜 네일숍 원장님, 굳이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아도 손님이 차고 넘치는 공방 선생님이 내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의무는 없다. 영업사원인 내 잡상인으로 보이지 않 멘트를 짜고 그 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싶게 만들어야 했다.


수 백통의 콜을  내가 말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초반 20초 안에 결정이 을 발견했다. 20초 안에 상대는 나를 '잡상인' vs '누군지 잘 몰라서 당장 전화를 끊기는 좀 어려운 사람'으로 구분한다. 첫 멘트가 중요했다.


"안녕하세요, 소셜 엑티비티 플랫폼 **인데요."


반응은 주로 아래와 같았다.

"예?"

"소셜 뭐라고요? 안 해요."

"인터넷 광고요? 안 해요."


'소셜 엑티비티 플랫폼'이라는 수식어는      고객들에게나 익숙한 용어였지 상대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불과했다.  우리 팀은 전화에서 첫 문장에 강한 힘을 실어보기로 했다.       이해   믿  변경했다.


"안녕하세요, 관광공사 지원을 받고 있는 취미 서비스 **, 상품팀 매니저입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관광공사의 지원을 받고, 정부와 협업하는 서비스라는 점을 언급하여 신뢰를 높였다.

다음으로 소셜 엑티비티라는 익숙하지 않은 문구 '취미'로 단순화했다.

이에 더해 늘 있는 개인영업 사원의 서비스 홍보 전화가 아닌 중요한 것을 논의하기 위한 전화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상품팀'에서 그것도 '매니저'가 전화했다는 표현을 덧붙였다.


출처 = unsplash.com


 작은  사람들의 반응을 크게 . 인터넷 광고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오해하여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는 사람이 줄었고, 그  나는 서비스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얻.


#2. 하고 싶은 말 NO 듣고 싶은 말 YES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 때 콜드콜은 100%의 확률로 실패했다. 서로를 모르는 상황에서 목소리로만 설득해야 하는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면 그 콜은 '나가리'가 되곤 했다.

출처 = unsplash.com

플랫폼 인지도, 타 플랫폼  경험  따라  듣고 싶  말 .    우리 서비스가 가진 모든 강점과 약점, 그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나의 대안    전화를 걸었다.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상대 상황에 따라 알맞은 카드를 사용하기로 .

출처 = unsplash.com

예 1) 플랫폼 입점에 관심은 있지만 수수료까지 지불해가면서 하고 싶지 않은 잠재 고객 (수수료가 아깝다)

- 경험상 이런 고객에게 입점을 통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멘트로 접근하면 설득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 추가 매출이 올라가면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도 올라가서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거나 이런 시스템 자체가 '부당'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수익 자체를 언급하기보다 상품에 따라 수수료는 조율될 수 있고, 장기적인 협업 시 수수료를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 혜택을 받으면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아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면 효과가 좋았다.


예 2) 경쟁사 플랫폼 이용을 해봤지만 부정적인 경험을 하여 더 이상 입점을 원치 않는 고객

- 상대가 어느 정도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간단하게 . 대신 경쟁사 플랫폼에서 겪은 높은 수수료, 판매 저조, 입금 지연, 지나친 운영 리소스 등 부정적인 경험을 겪은 사람들에게 왜 우리 서비스는 그들과 다른지, 염려하는 부분을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에 더해 통화 중간중간 상대가 했던 말들을 바탕으로 그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할만한, 경쟁 플랫폼은 가지지 못한 우리 서비스만의 강점을 했다. 기존 플랫폼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혜택을 언급하자 통화로 계약까지 성사시키는  많아졌다.


- 우리 서비스를 알고 있는지

- 우리 서비스를 긍정/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 경쟁 플랫폼 입점 경험이 있는지

- 경쟁 플랫폼에서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했는지

- 경쟁 플랫폼에서 어떤 부정적인 경험을 했는지

- 지금까지 플랫폼 이용 경험이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 종종 플랫폼 입점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통화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멘트를 준비해 놓으면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카드 .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라 상세하게 공유하기는 어렵지만 약 2,000건의 콜드콜을 통해 잠재 고객들의 상황 어느 정도 규칙성을 바탕으로 분류하고 정리할 수 있었고, 일종의 알고리즘  응대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영업에 정답은 없기에 만반의 준비를 해도 내 전략이 안 통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운 좋으면 되고, 아님 말고 식의 콜드콜만 돌리다가 내가 짜 놓은 전략으로 더 나은 성과가 만들어    짜릿함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

 

#3.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기분이 안 좋거나 아플 때, 이상하게 일하기 싫고 내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어제와 같지 않을 때는 콜드콜을 잠시  것이 좋다. 콜드콜은 미리 만들어 놓은 수십, 수백 개의 리스트를 쳐내  작업이 아니         .

출처 = unsplash.com

 영업 직무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웃으며 고객을 응대하는 일이라 배웠다.    고객과 약속한 미팅 일자가 남자 친구와   날이더라도 웃는 얼굴로  해야 하고, 숙취로 괴로워도 티 내지 않고 계약을 따내야 한다. 하지만 콜드콜은       내가 어느 정도 스케줄을 조율하며 할 수 있는 작업이. 고객이 한정적인  우리 서비스에 입점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는 잠재 고객도 제한적이다. 내 컨디션이 별로이거나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식  대충 이야기하다 고객이 거절하면 엑셀에 찍찍 취소선을 긋고 다음 사람에게 전화하는 무의미한 일을 반복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월급을 받고 그렇게 일을 하면 안 되지만  사람이 언제나 120%의 열정으로 일하기는 어렵 .


소중한 잠재 고객을 날리지 않기 위해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할 수 있 때 업무를 하는 것이 좋다.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  그래서 고객이 싫은 소리를  그들을  설득하지 못할 것 같은   때 잠시 콜드콜을 접어. 하루 이틀 정도는 고객과 직접 통화를 하기보다 잠재 고객을 찾는 리스트 작성 작업을 하거나 계약서 정리와 같은 서류 업무를 하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고객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고, 미팅을 잡고 싶고, 계약을 따내고 싶은 마음이 생. 그때  콜드콜을 시작했다.


영업 사원 컨디션이 좋아야 성과를 위한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다. 긍정적인 힘이 없으면 거절하는 고객을 쉽게 포기해버리고 만다. 그  콜드콜 잠시   .


가만히 있으면  리스트에 있는 잠재 고객을 날릴 일  중간이라도 가니까.  




출처 = unsplash.com

  수백 개의            지루할 때가 .             조리 있게    .                       .          ' 잘하는    없을 거야.    거지!'라고 단정 지어   .       ,     ,         .         의미 있는  ,         .    .      갈대 같고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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