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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이후, 인생은 이렇게 달라졌다

회복은 정신에서 시작되어, 몸으로 완성된다

by 진사이드Jinside


술을 끊고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내 삶이 아니라, 내 몸이었다.



몸이 바뀌기 전에는 정신이 바뀌지 않았다.

정신이 먼저 바뀌고 몸이 바뀌는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은 늘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지 않자 아침에 머리가 맑아졌고,

담배를 끊자 폐 깊숙한 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밤에 푹 자고,

새벽에 눈이 떠지고,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다.

그런 변화들이 쌓이자,

나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피로감이 사라졌다

이전의 나는 늘 피곤했다.

수면은 얕았고,

아침은 멍했으며,

에너지는 늘 바닥이었다.

흔히 나이가 드는 증거라 생각했다.

또는 스트레스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안다.

그건 자극에 갇힌 상태의 증거라는 것을.

술과 담배가 빠져나간 후

몸이 살아났다.

몸이 달라지자

마음도, 생각도, 의지도 달라졌다.



마음이 바뀌자, 시간도 달라졌다

술을 마시지 않는 저녁은,

하루의 절반을 선물 받은 것 같았다.

그 시간에 자전거를 탔고,

달렸고,

글을 썼고,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예전의 나는 시간을 죽였고,

지금의 나는 시간을 살리고 있다.

내가 자는 동안에도

내가 쓴 문장은 누군가에게 읽히고,

내가 운동하는 동안

몸은 새로운 나를 만들어낸다.

그게 작은 성취였고,

그 작은 성취가 나를 존중하게 만들었다.



관계도 달라졌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처음엔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뭐야, 이제 같이 못 놀겠네?"

"진짜 독한 인간이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남는 사람은 남았고,

떠날 사람은 떠났다.

그 과정은 외로웠지만,

그 외로움 끝에

깊이 연결된 몇 명의 사람이 남았다.

진심이 통하고, 나를 나로 대해주는 사람들.

이전에는 술로 관계를 유지했다면,

지금은 존재로 관계를 맺는다.



나는 나를 더 이상 속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다.

나는 예전보다 훨씬 더

작은 약속을 지킬 수 있고,

나를 실망시키지 않게 되었다.

그건 거창한 목표 때문이 아니다.

그저, 하루를 도망치지 않고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중독에서 벗어난 삶은

갑자기 대단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다.

몸이 먼저 살아나고,

그 몸이 삶을 바꾸고,

그 삶이 나라는 사람 전체를 회복시킨다.

나는 지금

이전보다 특별한 사람이 된 게 아니다.

이전보다 더 '진짜 나'로 살고 있는 중이다.

그게 내가 술을 끊고 얻은 가장 큰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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