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atmeal Mar 03. 2022

우울함을 소비로 달래지 않기

월요병 말기

하늘에도 마음에도 우울함이 잔뜩 낀 월요일

출근해서 퇴근시간인 5시 30분까지 한 일이라곤

일하기싫다는 내용이 가득 담긴 메신저를 두들기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지독하게 우울하다.


날씨때문인 것 같기도하고

일부는 주말간 잘되지 않은 소개팅과

참석해야만 해서 갔던 최근 몇개의 결혼식과

불확실한 나의 미래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29살이 되어있을 쯤엔 어른일 줄 알았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친구 방에 누워

도란도란 얘기를 하던 우리는 27살의 멋진 어른을 꿈꾸었다.

나름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겠다며

24살엔 대학 졸업을 할거고, 왜냐하면 휴학하고 좀 놀기도 해야하잖아.

그리고 25살엔 취업을 하지 않을까?

27살엔 돈도 모으고 자취도 하고 차도 있을 것 같아.


그럼 우리 꼭 옆집에 살면서 재밌게 자취하자.


그 친구와는 물론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다.


17살의 내가 세웠던 큰그림 안에서

어느 정도 나는 흘러가고 있는 듯 하긴 하다.


벤츠는 아니지만 차도 있고

만족할만한 직장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도 다니고 있긴 하다.

사실 차도 회사때문에 억지로 구입한 거긴 하다.


하지만 역시 난 멋진 어른은 아닌 것 같다.


대학생 신입생이 10년전이라는 아득한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나는 아직도 유아적이고 의존적이고

미래에 대해 고민을 5분쯤하다 그만둔다.


고민을 하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니까


회사에 입사한지도 어느덧 6년차다.

그러고보면 내가 고등학생때 그렸던 그림보다는

빨리 사회인이 되긴 하였네


이젠 사회초년생이라고 말하긴 민망한 연차가 되었지만

회사에서는 아직도 허둥지둥


입사 3, 6, 9년차가 퇴사욕구가 가장 큰 때라던가

그래서인지 올해들어 부쩍 좋아진 워라밸에도

만족할 줄을 모르고 퇴사염불을 외고 다닌다.


 


작가의 이전글 화해를 이루는 뜻밖의 방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