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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살기 Dec 27. 2018

지식의 전당 vs 직업훈련소

대학생활은 인생의 황금기

“도대체 넌 나중에 뭐 하면서 먹고살래?”

“...”

“관심분야를 찾아 사람도 좀 만나고, 책도 좀 보고..”

“...”

“왜 대답이 없어?”

“관심분야가 없는데? 내가 뭐 잘하는지 모르겠는데?”


대학교에 갓 입학한 큰 아이와의 대화였다


한국에서 대학은 들어가기는 어려운데 졸업하기는 쉽고 외국에서 대학은 들어가기는 쉽고 졸업하기는 어렵다고 하는 말이 있다. 우리의 현실을 얘기해 주는 것 같다. 대학이 배움의 전당이 아니라 직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만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출장을 갔다가 시간을 내어 영국 옥스퍼드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가 본 적이 있다. 세계 탑 랭크 대학의 분위기가 궁금했다. 우선 자유로웠고 캠퍼스 안팎이 조용하였다. 우리의 대학 앞이 유흥단지가 되어있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그들은 대학을 들어오기 전에 충분히 논다. 원하는 것에 푹 빠져 이미 사회인으로서 더 배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학에 간다. 따라서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이미 대학 전에 체력도 비축해 놓았기 때문에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다. 우리는 어떠한가. 대학의 이름은 좋은(?) 직장으로의 관문이며 상위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좋은 직장은 포기하고 그 차선이나 전문직 시험을 준비한다. 어렵게 서울대에 들어가서 졸업쯤에 공무원 7급 준비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초, 중, 고 총 12년을 짜인 틀에서 보냈다. 지시에 잘 따르면 모범생이고 딴생각을 하면 이단아 취급을 받는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되는 부모를 만나면 아침부터 등교시켜주는 호사를 누리게 되고 하교 시에는 다시 학원으로 이동하여 제2의 학교생활이 야간에 펼쳐진다. 저녁 10시가 되면 다시 부모나 셔틀버스를 통하여 집으로 귀가하는 시스템. 외국 친구들에게 이러한 하루 일과를 들려주면 한국에서 자살하는 학생이 왜 많은지 이해가 간다며 살인적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기본 체력을 쌓을 기회를 상실하고 사춘기의 감성과 정서를 발휘할 장소가 없는 것이다.

대학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다. 어떤 수업을 들은 것인지 내가 정해야 하며, 강의장을 내가 찾아다니고, 선생님이 계속 바뀌며, 누구도 나의 수업시간을 챙겨주지 않는다. 대학은 큰 배움을 위한 장소이고 초, 중, 고는 배움의 능력(수능)을 쌓는 시간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달려왔다. 대학시절은, 이제 제대로 사회인이 되기 전에 나의 재능과 함께 어우러져 기여를 할 수 있는 그리고 거기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찾는 시기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대학을 보는 시각은 취업준비단계로서의 또 하나의 관문이다. 대한민국 교육이 일방적이고 정보의 축적에 집중됨으로 해서 정서와의 불균형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음악, 미술, 연극, 여행 같은 문화, 감정 활동에 대한 심각한 결핍증을 불러왔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지적 편중과 좁은 시야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렇게 만든 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이며 결재 해지의 차원으로 지금 기성세대들이 하나씩 바꾸어야 한다. 그 부분은 선배들에게 맡겨두자. 더불어 지금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몇 가지 말이 있다.

첫째, 지적 공부를 떠나 휴학이나 안식년을 가지자. 청년들에게 안식년이 얼토당토않다고 할 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시기 혹은 사회 준비 기간은 인생의 황금기이다. 이때는 범죄만 빼고 무엇을 해도 용서받고 이해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나이이다. 너무 조숙할 필요는 없다. 너무 완벽하게 되어 사회에 나오고자 노력할 필요도 없다. 너무 조급할 필요도 없다. 알고 있는가? 어차피 사회에 나오면 책으로 배웠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데 몇 개월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다양한 경험을 하자. 연애도 이런저런 타입의 이성을 만나보아야 이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최종 선택 시에 오류를 범하지 않을 확률이 그나마 줄어든다. 청년기의 일 년은 중년의 5년과 같다. 어떤 고민을 하느냐에 중년, 말년의 일생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인문학을 접해보자. 오프라인 강의면 더욱 좋고 각종 미디어도 좋다. 철학, 심리, 역사, 문학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고, 한국인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훗날 사업을 하던, 직장인이 되든, 전문직이 되든 간에 더욱 윤택할 생활을 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셋째, 배낭여행을 떠나보자. 국내도 좋고 이국적인 해외면 더욱 좋다. 카테고리를 나누어 개발도상국가와 선진국으로 나누면 보고 접하는 것을 구분하여 나라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홀로 생활의 기본적인 것들을 해결해 가면서 훨씬 성장한 본인을 발견할 수 있다. 혼자가 두렵다면 많은 동호회들을 통하면 접근이 용이할 것이다. 카우치서핑이나 미트업 같은 앱을 통하여 쉽게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여행대학 같은 오프라인 강좌를 통해 주옥같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구하는 자 얻을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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