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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테씨 May 20. 2022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사랑해, 어제보다 오늘 더.

2.88kg. 조그마하게 태어났던 아이가 벌써 5살이 되었다. 만으로는 3살 밖에 되지 않지만 어린이집에 가면 '형아'소리를 들을 만큼 훌쩍 컸다. 종종 육아 선배들에게 듣는 말이 있다.

"아기 때가 제일 예쁘다" 

그런데 나는 아이가 커 갈수록, 의사소통이 되어가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들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늘어갈수록 더욱 행복하고 아이가 사랑스러워진다. 반해가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젤리 하나 먹겠다고, 사탕 하나 먹겠다고, 포옹, 뽀뽀, 동물 소리 내기까지 온갖 애교를 다 부리는 아이가, 손가락을 다쳐 색색의 대일밴드를 붙이고는 손가락이 파란색, 분홍색이 되었다고 해맑게 좋아하는 아이가, 잔뜩 먹고 배가 커졌다며 배를 쑤욱 내밀고 뿌듯해하는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다.


싱크대 위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보고 싶어서 발돋움 의자를 가져와 까치발로 올라서는 노력이 너무너무 귀엽다. "엄마 사랑해요"라며 아슬아슬하게 닿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뻗어 하트를 만드려고 애쓰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너무 예쁘다.



부끄럽지만 나는 '아이'라는 존재를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성격적으로 아이를 보며 미소 짓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인생 계획에 '자녀'가 있지도 않았을뿐더러 길에서 아이들을 보면 '작은 악마'라고 부르며 피할 만큼 아이들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지금은 아이가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사랑스럽다는 말로 표현하기가 부족할 만큼 소중하다. 길가에 놀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세상에 예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늘었다는 사실이 고맙다.


물론, 육아를 하다 보면 아름다운 일만 일어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혼란과 피곤함을 겪게 된다. 그런데 반대로 평생 겪어보지도,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행복과 사랑을 알게 된다.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부부가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육아를 시작하면 상상하지도 못 한 황홀한 경지를 알 수 있다고, 꼭 아이를 가져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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