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동시 상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은경 Jun 05. 2023

빗물 웅덩이

다정하고 따뜻한 자리


움푹 파인 곳마다

빗물이 고이니 알겠다


길이 여기저기

아프다는 걸


나무도 하늘도 와서

한참 동안 있어 준다는 걸


변은경, 《어린이와 문학》2017년 3월호,  《1센티미터 숲》문학동네 2023




움푹 파인 곳은 길에 난 상처다. 있던 것이 없어진 자리에 만들어진 빗물 웅덩이처럼, 시는 부재의 웅덩이, 상처의 웅덩이에 생긴 물의 눈동자, 부재의 현장에서 그의 부재를 비추는 거울 같은 것이다.

《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사계절 2018,  이안, 부재를 비추는 거울의 시간 중에서




상처의 자리에 빗물이 고여 더 큰 세계를 담는다.  

상처가 아문 흉터는  

나무와 하늘이 같이 동행해 주었던  

다정하고 따뜻한 자리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돌멩이에서 걸어 나온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