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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미 Mar 14. 2020

예술을 입은 패션

몬드리안의 재해석

네덜란드 출신인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Piret Mondrian)은 교장선생님이자 화가였던 아버지와 풍경화가인 삼촌의 영향을 받아 암스테르담 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를 시작한다. 추상화가의 선구자로 알려진 그도 처음엔 네덜란드에서 유행하던 풍경화와 정물화 등 사실주의 화풍이었다. 그는 후에 1908년, 마티스의 영향을 받으면서 색의 중요성을 깨닫고 순수한 삼원색 빨강, 파랑, 노랑의 컬러로 주를 이루게 된다. 1910년 파리로 오게 되면서 큐비즘의 영향으로 나무 연작을 시도하며 추상화의 길을 걷는다. 


자연은 그렇게도 활기 있게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절대적인 규칙으로 움직인다.
-몬드리안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 피에트 몬드리안

그는 모든 사물의 공통적인 본질만 남기고 직선과 빨강, 노랑, 파랑의 원색만을 사용하여 그림 속 선과 색에 집중하였다. 그리하여 1917년 몬드리안과 마음이 맞는 네덜란드의 화가, 조각가들이 모여 신조형주의라는 새로운 사조를 만들었다.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본질만을 남겨둔 작품을 하게 된다. 색채와 선의 순수한 관계를 주장하고 그 안에서 통일성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대상을 관찰한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추상으로만 가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1944년, 뉴욕으로 이주한 지 4년 만에 [빅토리 부기우기]를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폐렴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빅토리 부기우기] 피에트 몬드리안 1944 / 출처: 네이버 미술 백과


몬드리안의 작품은 훗날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라는 패션 디자이너로 인해 재해석하게 된다. 21세의 나이에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의 수석 디자이너로 혜성같이 패션계에 등장한 이브 생 로랑은 파리의 오트쿠뒤르의 황태자라고도 불린다. 그는 스트릿 패션을 좋아해 엘레강스한 것이 전부였던 당시에 기성복을 만들어 여자에게 바지를 입히는 등 새로운 패션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브 생 로랑은 모던아트와 현대미술의 열렬한 수집가로 그의 예술에 대한 관심은 그의 손을 거쳐 패션 디자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 첫 번째 컬렉션이 바로 1965년 가을에 선보인 몬드리안 드레스이다. 패션잡지 역사상 가장 많이 촬영된 옷이라고 한다.  

1965년 발표한 이브생 로랑의 몬드리안 드레스

몬드리안의 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드레스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몬드리안 룩(Mondrian Look)이라는 패션 단어가 탄생할 정도로 패션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사건이 된다. 몬드리안의 고향인 네덜란드 국립 암스테르담 미술관에 몬드리안 드레스를 전시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그 이전까지 패션에 예술작품을 가져다 쓴 선례가 없었다. 

1965년 예술을 패션에 그대로 입힌다는 생각만으로도 이브 생 로랑은 앞서 나간 디자이너였다. 그의 몬드리안 룩이 아직까지도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몬드리안 룩을 탄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영감(Inspiration)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디자이너나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몬드리안의 컬러 블록을 사용한 입생 로랑의 1960년대 컬렉션은 현재까지도 중요한 디자인으로 여겨진다. 

몬드리안의 혁신적인 작품과 이브 생 로랑의 혁신적인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시작으로 후배 디자이너에게 예술과 패션의 만남이 현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몬드리안의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컬러 블록은 패션, 회화, 조각, 디자인, 건축 등 예술 전반의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다음은 어떤 디자이너가 몬드리안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지도 기대가 된다.


Moschino X Mondrian


JC de Castellbajac / Spring 2015  Ready To Wear


Lisa Perry / Spring 2016 Ready To Wear
Street Look


<사진 출처: 사진 표기, pinterest, 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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