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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Nov 26. 2022

3년 만의 오프라인 컨퍼런스 NHN FORWARD 후기

사람 너무 많음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린다. 국내 컨퍼런스의 Big2는 네이버의 데뷰와 카카오의 if cacao 정도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이후 매년 웨비나 형태로만 열리던 컨퍼런스가 슬슬 오프라인으로 옮겨오려고 한다. 네이버는 오프라인 행사를 위해 올해를 건너뛰고 내년에 개최한단다.


그런데 NHN이 과감히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코로나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다. 회사도 3년 만에 개최한다고 한다. NHN이 이렇게 나온다는 게 의외였지만 무척 반갑기도 했다. 합법적으로 회사를 빠질 기회 + 좀처럼 듣기 어려운 대규모 시스템 얘기 등 직장인으로서 개발자로서 여러모로 좋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Big2의 컨퍼런스는 AI 쪽으로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웹 개발자들이 들을 내용이 별로 없는데 이번 행사는 웹 개발자도 듣고 싶은 세션이 많았다.


NHN이 충분히 좋은 회사이지만 아무래도 B2B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개발자들 사이에서 약간 소외되어 있다. 개발자들이 가고 싶은 회사 네카라쿠배에서 NHN의 자리는 없다. 아직도 네이버와 NHN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이번 행사는 우리도 있다, 우리도 좋은 회사다라는 홍보의 목적이 강했을 거라 추측된다.


2022년 11월 2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참가자는 신청자 중 랜덤으로 뽑았고 팀원과 같이 뽑혀서 방문했다. 끝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느낀 점은 '이제 행사 그만 다녀야지'였다. 이런 행사가 겉모습은 화려한데 생각보다 얻어가는 게 별로 없다. 얻는 게 있어도 스스로 오랜 시간 공부해야 내 것이 되고 회사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듣고 바로 해 볼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또 대기업의 얘기라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엄두도 안 나는 부분들도 많다.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서 사람들과 부대껴가며 듣고 나면 몸도 힘들고 시간도 아깝다. 늙어서 그런 거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매번 참석하고 후회하고 그랬는데 또 까먹고 참석하고 후회하고를 반복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좋았던 점  

점심으로 호텔 도시락을 나눠줬다. 맛있었고 돈 많이 쓴 티가 팍팍 났다.

경품도 잔뜩 줬다. NHN의 독기가 느껴졌다.

웹 개발자가 호기심을 가질만한 세션이 많았다. (AI 얘기가 별로 없어서 좋았다.)

사람은 많았지만 질서가 잘 유지됐다.

오랜만에 한 공간에서 개발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빴던 점  

사람이 너무 많았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사람이 많아서 하루 종일 핸드폰 인터넷이 거의 안되다시피 했다. 남자 화장실은 소변기가 고장 나서 넘치기도 했다. 컨퍼런스 공간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의 몇 배수는 더 부른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세션은 사람이 많아서 못 듣고 어떤 세션은 서서 듣고 바닥에 앉아 듣고 유쾌하게 들을 수 없었다. 역시 사람 문제.

NHN 계열사 직원들이 엄청 많았다. 스태프가 아니라 컨퍼런스 들으러 온 직원들. NHN 직원들도 당연히 들을 권리는 있지만 NHN 행사에 회사 직원들이 많다는 건 뭔가 모양새가 안 좋다. 온라인 추첨 외에 그들만 내부적으로 참가 권한이 주어진 건가 싶기도 하고. NHN 직원 + 온라인 추첨 인원이 짬뽕이 되면서 가능 인원수를 훨씬 초과한 게 아닐까?

세션 끝나고 발표자와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은 없었다. 그러면 웨비나와 뭐가 다른 거지?


행사장소 파르나스
경품 슬리퍼
과자 나눠주는 스낵존
내가 들을 세션
사람 너무 많음
행사의 꽃, 호텔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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