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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지호 Jun 18. 2024

편지가 주는 힘이 있다

글깨나 읽었다고 생각하는데도

결국 힘들 때 내려앉는 곳은

못 버린 편지 하나 앞이다


멍청하게 읽고

또 읽고 읽고


종교도 없는데

보지 못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것이니까

신앙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별다를 것 없는 글에서 위안을 얻으니까

이게 내 성서인가 불경인가 싶기도 하고


사람 쉽게 안 죽는다는데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죽은 사람 편지 재수 없다고

버리라고 그러던데

버릴 수가 없다


한번 엎은 커피 자국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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