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일기
오늘 그분의 49재다.
무엇을 해도 손이 잡히지 않는다.
오늘 하루가 증발해버렸다.
그곳에서 당신은 안녕한가요?
중심같았지만 중심에 비켜 있었던
힘이 있지만 힘을 내세우지 않았던
주인공같지만 조연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떠난 지구는 참 슬프다.
눈 여겨 보지 않고 무심코 지나칠 법한
주위 사람들의 아픔을 비추며 살았던 삶.
내가 그에게 배운 것은 수많은 업적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다.
여기 베를린에서도 비가 온다.
참 슬픈 하늘이다.
그대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