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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y Sep 20. 2020

9월 20일

베를린 일기 

1. 

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은 중심을 잡는 코어에 있다. 코어는 단순한 동작의 반복에서 나온다. 화려할 거 같지 않는 일상을 어떻게 단단하게 꾸려 나갈 것인가? 그 질문은 방학 동안 밀린 과제 같은 것이다. 하루를 잘 살았다는 마음의 풍족함은 하루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오늘 나는 밀린 과제를 먼저 해치우겠다는 강한 의지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해야 될 일들을 미루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 일수다. 그러나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나날들이 겹겹이 쌓이다 보면 영원히 끝날 거 같지 않는 방학숙제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 온다. 


2.

오늘도 나는 밀린 숙제를 하는 그 적당한 부담감으로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 

책상에 앞에 붙여 놓은 메모가 오늘도 나를 다그친다. 


3. 

잘 쓸 것. 정열적으로 쓸 것. 좀 더 자유롭게 쓸 것. 좀 더 너그러워질 것

자신에게 좀 더 엄격할 것. 욕망의 물리적 힘뿐 아니라 그 지배력에 대해서도 인지할 것.

글을 쓸 것. 사랑할 것


- 존 치버의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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