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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디 Apr 29. 2020

"오늘 안 입고 나왔어? 어때? 편해?"

OOTD stroy #6

오늘의룩스토리(6) 주제는 속옷 <온더더스킨룩>입니다.




한때 섬세한 레이스가 정성스레 수놓아진 속옷을 좋아했습니다. 일생일대의 프랑스 여행에서 한 번쯤 가볼 만한 미슐랭 레스토랑은 포기해도 ETAM 매장은 방문할 정도였죠. 화려한 속옷으로 꽉 찬 서랍장을 꿈꾸며 속옷을 하나둘씩 사 모았고요. 동시에 피부가 예민해서 속옷을 사 오면 쪽가위로 라벨을 하나씩 잘라냈고, 속옷에 달린 작은 리본이나 러플에도 가려움을 느꼈습니다. 외출하는 동안 와이어나 버클에 짓눌린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구요.


뉴질랜드 여행을 할 때 일광욕하는 사람들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어떻게 비치는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죠. 가슴골이 보일까 걱정하는 눈치 없이 매트 위에 엎드려서 책을 읽고, 다리를 가지런히 모아야겠다 애쓰는 노력 없이 편안한 자세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눈앞에 있었죠. 볼륨감 있는 가슴골을 만들기 위해 와이어&푸쉬업 속옷을 착용한 여배우가 레드 카펫을 걷는 상황과 노브라로 사진을 찍었다가 비난을 듣는 세상과 완전히 다른 영역의 세계였습니다. 


국가, 문화권, 상황이 다르면 노출에 대한 반응,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노출의 정도, 서로를 위해 지켜야 할 범위가 달라진다고는 하죠. 한국에서 온 20대 여자애는 뉴질랜드의 대표 휴양지인 와나카 호수에서 와이어 속옷을 입은 채로 그 풍경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비칠 수 있는 상태가 참 낯설고 기분 좋게 신선했습니다.

최근 들어 속옷에 관련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가 노브라 데이를 브이로그로 촬영하고 뉴스 진행을 하기도 하고,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라 해서 프리 사이즈와 빅 사이즈의 중간인 66/77 사이즈의 모델이 속옷 피팅모델로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모이면 요즘 어떤 속옷이 편한지 유*클*말고 뭐가 있는지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 영역에서 먼저 시작된 '내 몸 긍정'이 속옷이라는 패션영역에도 정착되려고 하나 봅니다. 다른 사람의 몸과 내 몸을 비교하면서 부족한 건 채우고, 넘치는 건 깎는 뷰티가 오히려 잘못된 접근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는 게 체감이 될 정도니까요.


속옷과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지만 #일간이슬아 에서 새소년 황소윤 인터뷰를 다녀왔더라고요.
인터뷰에서 황소윤이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강박이  있었던  같아요. 나의  중에 가장 최선의 것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요. 가장 재미있고 멋진 순간만 내보일  아니라, 뮤지션 황소윤을 떠나서 인간 황소윤으로서의 모습까지 내어놓으려고 하는 중이에요.  안의 많은 강박을 무너뜨리고 있어요."


우리가 가진 강박은 나를 옥죄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전염되기도 하지 않던가요. 

우린 신인 싱어송라이터처럼 만족시켜야 할 관객도 없고 공인이 아닌데도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도 다비치 강민경 말처럼 '현생에서 와이어 브라를 졸업'했습니다. 버클을 풀고 와이어를 떠나보기로 해요. 항상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야 하고, 좋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세상에서 콧노래 부르면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구석이 하나라도 더 있다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느끼게 될 거예요.

혹 그 편안한 속옷에 해당하는 브랜드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쇼핑몰이 더 잘 알려주겠지만....

TMI 타임⬇️⬇️⬇️

라인업이 매우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 @sekanskeen.official 가격은 세컨스킨보다 한단계 높지만 현실적이고 자세한 착용컷을 보여주는 @vivevive_official 디자인 대비 가성비가 좋고 브라렛1세대가 불리는 @comfortlab_ 이 있고, 오가닉 코튼으로 부드러운 착용감을 내세우는 @leleaf__official 레이스 홑겹 브라를 전문으로 하는 @avecvous_official 몽환적인 갬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에 띄는 @ina.official 가성비 훌륭하고 가장 기본템인 감탄브라가 강점인 크로커다일 #감탄브라 등이 있습니다.


*Auckland Mission Bay

*Photo by Bianca Castill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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