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클럽 기록 <그것의 시점 : 물건의 시점에서 주인 관찰기>
크리에이터클럽 2020.07-09 시즌 글이나써볼까
<그것의 시점> : 나의 물건의 시점에서 주인 관찰기
토이스토리 보신 적 있나요? 토이스토리를 보면 우리가 사는 같은 세상인데도 전혀 다른 세상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살아 있다면, 어떤 어떤 세상이 보일 것 같나요? 내가 물건의 시점에서 주인을 관찰한 관찰기 또는 나와 함께하는 물건의 하루를 적어보아요. 나의 물건이 무엇인지는 비밀!! 현장에서 나의 물건이 무엇인지 맞춰 볼 거예요.
아래 글을 읽고 무슨 물건인지 맞춰보세요.
내가 눈을 떴을 때
너는 춤을 추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네가 빛나는 게 보였다
처음 내딛는 발걸음처럼
경쾌한 너의 리듬은
나를 춤추게 만들고
한 발을 디딜 때마다
세상이 너로 물드는 것처럼
넘실거렸다
파도에 떠내려간 추억을
기억하는 너를 보며
자꾸만 그 날을 다시 느끼고 싶은
욕망이 솟구쳐 오른다
짙은 어둠이 깔린 해안 절벽 위에
파도 소리에 묻히던 네 목소리와
나의 거친 숨소리
아득하다
넌 군중 속으로 바쁘게 사라지지만
나는 그런 네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오늘만큼은
감감한 밤으로 아득해질 때까지
너의 살결을 부드럽게 느끼고 싶다
넌 나를 춤추고 싶을 때 찾지만
나는 너를 춤추게 만들고 싶으니까
네가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한다
이것은 무슨 물건일까요?
힌트
1. 무색이에요
2. 액체입니다!
3. 움직여도 보이지 않아요!!!!
4. 미야코지마 여행을 추억하는 물건이에요
5. 바다 절벽, 파도를 의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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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향수
입니다.
Dandi’s Comment
오래 전 미야코지마에 '히가시헨나자키 곶'라는 해안 절벽을 방문한 적 있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인 향수는 그 곳에서 느낀 감상을 담은 물건입니다. 절벽에 부딪힌 파도가 불러오는 짭쪼름한 바닷내음과 물에 젖은 이끼 냄새, 짙은 흙 향기, 아찔한 해안 절벽 끝에서 느낀 감상이 담겨있죠.
저와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향수라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상상하며 글을 써보았습니다.
퇴근 후 샤워를 하면 향수는 사라지기 마련이잖아요.
이 물건의 입장에서는 밤 늦게까지 더 오래 제 곁에 남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제가 행복해지고 싶을 때,
이 물건을 찾지만
이 물건은
온전히 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공기 속으로 흩어진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헌신적인 연인의 사랑과도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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