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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의마나 Oct 31. 2020

해운대에서의 아침.

어제는 아이들과 해운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해운대 바닷가에서 추석 연휴를 맞이했습니다.이른 아침 해운대 바다는 한산하네요...

아직은 따뜻한 날씨. 따뜻한 바람. 

하늘도 맑고.... 

바깥놀이를 하기 너무 좋은 계절인데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한다는 게, 아쉽습니다.

부산에 살면서 해운대바다를 보러 오는 일이 잘 없는데 낯선 건물이 벌써 자기 자리인양 자리를 잡고 있네요...

아이들과 해변 모래에서 모래놀이도 하고, 파도에 발도 담그고, 좋아하는 커피도 한잔 마시고 

지하 주차장에서 아이들 젖은 옷을 갈아입히는데 

"엄마 오늘 진짜 신나게 놀았어 엄청 재미있었어~~"라고 하더라고요.

바다에서 보낸 짧은 시간이 아이의 마음속에 깊이 들어왔나 봅니다.

아이에 웃는 모습만큼 엄마에게 최고의 훈장은 없는 것 같아요...

나도 남들처럼 일요일에 쉬어 봤으면, 

나도 남들처럼 날 밝은 때 퇴근 좀 해봤으면,

주말엔 데이트하고, 

봄이면 꽃구경하고, 

여름이면 여름휴가 가고, 

나도 남들처럼 일주일씩 휴가 내고 여행 좀 가봤으면,,,

나는 언제 저렇게 가족끼리 쇼핑이라는 걸 해볼까?

추석엔 나도 가족이랑 보내고 싶은데 ㅠㅠ

늘 남들 쉴 때 제일 바쁘게 일해야 하는 직업이라

남들은 다 평범한 일상 같은 마음만 먹으면 해내는 일을 왜 나에겐 꿈같은 일일까?를 늘 아쉬워하며 보냈던 것 같습니다


'나도 내가 마음에 안 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ㅠㅠ' 

저도 늘 이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하면서도 답을 찾지 못한 것 같아요.

육아휴직을 하면서 24시간 아이들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요즘처럼 24시간을 저를 위해 쓴 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방그르르 웃는 아이들에 모습도 엄마인 나를 위해 웃어주는 것 같고.

집이 떠나갈 듯이 땅바닥은 다 쓸고 다니면서 우는 아이들도 다 엄마인 저를 위한 것 같아요.

귀찮아서 떼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귀찮은 마음 마져도 소중해서 간직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다.  

아인슈타인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원하는 게 어떤 삶인지,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면. 

나를 위해 사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세요.

저는 16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제가 정말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일 중독 워킹맘"

정말 제가 일중독 일만큼 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일했고, 그건 사실이었으니깐요.


그런데 저는 저를 위한 일을...


저를 위한 시간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이거라도 잡고 있지 않으면 공허함을 견딜 수가 없으니까. 

일이 저를 잡고 있던 게 아닌. 

제가 일을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익숙함이라는 말로~ 

익숙해서 이제는 일이 좋아서....라는 말로 덮어뒀던 것 같습니다.            


'돈 주는 직장.'


'월급 잘 나오는 직장.'


'나를 인정해 주는 직장.' 이 좋아서 직장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가 정말 뭐를 좋아하는지 저도 저를 잘 몰라서 그나마 나중에 돈 걱정이라도 없으려고 직장이란 걸 붙잡고 있지 않았나 싶어요...

나를 위해 한번 살아보세요.

나를 위한 시간을 꼭 한번 가져보세요.

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생기는 법입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엄마가 아이를 담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그것도 가능한 일입니다.

코로나로 

어린이집 등원이 제한적이라는 글을 볼 때마다. 

'그래 애 봐줄 사람도 없는데 ㅠ 내가 직장 다녔다면 어쩔뻔했어.... 차라리 다행이다, '라는 마음으로 육아휴직후의 공허함을 애써 다행이라는 말로 저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마음의 포장지가 필요했던 거겠지요..... 


눈이 부셔서 아름다운지 

이제 내 눈이 아름다워진 건지.

24시간을 나를 위해 쓰는 시간임을 알게 돼서 감사합니다. 


아등바등 살았어도, 

그래도 잘 살아온 것 같아. 


내가 기특하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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